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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인터넷TV 보세요" / 그래텍 배인식 대표 (금속 86학번)

"국내 첫 인터넷TV 보세요"

[한국일보 2006-01-17 19:12] 

중소 벤처기업인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TV 시청이 가능한 인터넷TV 서비스를 선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10일부터 인터넷TV 서비스인 ‘곰 TV’를 시작한 그래텍의 배인식(38ㆍ아래 사진) 사장이다. 서비스 명칭인 곰(GOM)은 이 업체의 과거 파일전송 서비스인 ‘구루구루’에 온라인 멀티미디어 기능을 결합했다는 뜻의 구루구루 온라인 멀티미디어를 줄인 말이다.

현재 곰TV에서는 IB스포츠의 국내 프로농구 경기 생중계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으며 약간의 시차를 두고 케이블TV 뉴스전문채널 YTN의 뉴스와 연예오락전문채널 ETN의 프로그램도 시청이 가능하다. 배 사장은 “앞으로 지상파 방송의 드라마, 오락 프로그램 등도 시청할 수 있도록 협상중”이라고 말했다.

인터넷TV는 방송 케이블이나 위성안테나 대신 인터넷을 이용해 개인용 컴퓨터(PC) 및 TV로 실시간 TV시청이 가능한 차세대 멀티미디어 서비스다. 국내에서는 KT가 지난해 말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관련 제도가 정비되지 않아 실시간 TV 방송을 시작하지 못했다. 해외에서는 프랑스의 프리, 홍콩의 PCCW 등이 인터넷TV를 시작했으며 영국의 BT,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와 시스코 등이 인터넷TV용 서비스 및 셋톱 박스를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배 사장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인터넷TV는 기존 서비스 및 현재 개발중인 서비스와 차이가 있는 독특한 방식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셋톱 박스가 필요없다는 점이다. 그는 “셋톱 박스 역할을 ‘곰플레이어 2.0’ 이라는 소프트웨어(SW)가 대신한다”며 “다른 인터넷TV는 셋톱 박스를 구입해야 볼 수 있지만 곰TV는 인터넷에 접속할 수만 있으면 곰플레이어2.0을 무료로 전송받아 바로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곰플레이어 2.0을 PC 뿐만 아니라 TV, 휴대폰, 게임기 등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각종 전자기기에 내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배 사장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전자기기 업체들과 곰플레이어 2.0 이식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결정되면 TV, 휴대폰 등을 통해서도 곰TV 시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꿈의 서비스를 개발한 배 사장은 2003년 개발한 SW ‘곰플레이어 1.0’으로 MS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당시 곰플레이어 1.0은 윈도에서 편리하게 각종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 연간 2,500만 건의 전송횟수를 기록하며 하루 250만명이 사용하는 등 MS의 미디어 플레이어를 상대할 강력한 맞수로 떠올랐다.

코라인클릭 조사결과 곰플레이어는 지난해 11월 시장 점유율이 22%로, MS의 미디어 플레이어(28%)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만약 미디어 플레이어가 윈도에 포함돼 배포되지 않았더라면 순위가 뒤집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결과는 전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어서 MS를 바짝 긴장시켰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에서 MS의 미디어 플레이어 끼워팔기에 대한 불공정행위 여부를 판단할 때 이 같은 시장 조사 결과를 참고했다는 후문이다.

배 사장의 향후 목표는 곰플레이어의 세계화 추진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곰플레이어 1.0 서비스를 시작해 현지에서 가장 많이 전송받은 소프트웨어로 떠올랐으며 중국은 20일을 전후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그는 “앞으로 아시아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으로 곰플레이어 서비스를 확대해 세계적인 멀티미디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