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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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전자공학 94) 동문, 여성창업경진대회 대상 수상

 

'분유 타는 기계'로 여성창업경진대회 대상 받은 강미선씨

물·분유 양, 온도 자동조절 버튼 누르면 2분만에 '뚝딱'

"반도체 설계하던 제가 이런 기계 발명할 줄이야…"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설계하던 제가 분유 타는 기계를 발명하게 될 줄 알았나요. 주부라서 생각해낼 수 있었던 아이디어죠."

6살짜리 아들을 둔 주부 강미선(34)씨가 21일 중소기업청과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주관하는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날 수상자 9명 가운데 창업 준비생은 강씨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자기 회사를 가진 사람들. 올해 10년째를 맞는 이 대회에서 창업 경력이 없는 사람이 대상을 받은 것도 강씨가 처음이다.

강씨가 개발한 '분유 디스펜서'는 버튼 하나로 분유를 탈 수 있는 장치다. 물과 분유의 양, 물 온도까지 조절해 2분 만에 아이가 먹기 적당하게 분유를 타서 내놓는다. 아직은 설계 단계로 올해 말까지 시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강씨는 부상으로 1000만원을 받았으며, 앞으로 창업보육센터에 우선 입주할 수 있는 등의 지원을 받게 된다.

강씨는 D램 반도체를 설계하던 엔지니어였다. 국민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에서 일하다 2000년 캐나다의 한 반도체 회사에 스카우트됐다. 경험을 쌓은 뒤 창업할 계획도 갖고 있었으나, 당시 머릿속에서 그렸던 사업 아이템은 반도체였다.

하지만 2003년 첫아이를 낳고는 계획이 바뀌었다.

"분유를 타려면 물을 팔팔 끓였다가 식힌 뒤 분유를 넣고, 다시 섭씨 38도까지 식혀야 합니다. 우유 한번 타는 데 15분 이상 걸립니다. 자다가도 일어나 우유를 2~3번씩 먹여야 하고, 물을 잘못 맞추는 실수도 잦았습니다."

그렇게 새벽잠을 설치다가 엔지니어의 본성이 살아났다. 인터넷으로 관련 특허를 찾기 시작했다. '분유 타는 기계'란 아이디어는 이미 수십년 전에 나와 있었고 상품도 몇 개 있었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보온병 구조를 택한 기존 제품은 가격이 40만원대. 강씨가 보기에 경쟁력은 원가를 낮추면서 안전한 기계를 만드는 데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강씨는 끓는 물을 보관해 놓던 기존 보온병 구조의 제품과 달리, 전원을 꽂으면 순간적으로 분유를 타기 적당한 온도로 물을 끓이는 제품을 설계했고, 현재 특허까지 출원한 상태다. 강씨가 설계한 제품은 전원을 계속 꽂아둘 필요도 없고 가격도 10만원으로 낮출 수 있다.

강씨는 경기도 군포에 있는 한 업체에 의뢰해 올 연말 시제품을 내고 한국과 일본, 미국 등에 수출할 계획까지 세워놓았다.

"예전에 다루던 반도체만큼 정밀하거나 복잡한 기계는 아니지만 맞벌이 부부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저도 둘째 낳으면 물론 쓸 것이고요."

출처 : 조선일보     기사입력 : 2009.07.22 03:21

원문보기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7/21/200907210142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