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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면서] 대북정책에 대한 감성적 접근법 / 유영옥(정치대학원) 특임교수

북한은한미공군의연합공중훈련인‘맥스선더(MaxThunder)’훈련을언급하며 지난 16일 예정됐던남북고위급회담을당일 새벽에일방적으로취소한다고통보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김계관외무성제1부상은담화를통해미국이‘일방적으로핵폐기를강요할경우’북·미 정상회담도재고할수있다고경고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북한의 돌출적 행보는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으로 고무된 한반도 평화무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며 ‘대북정책의 감성적 접근법’의 위험성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주지하듯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7, 8일 이틀간 중국 라오닝성 다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전격적으로 만났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중국은 북미간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해결을 지지한다”며 두 나라는 운명공동체이자 순치(脣齒) 관계라고 했다.


김정은은 “북중 사이에 마음속 거리는 더더욱 가까워졌고 떼어놓을 수 없는 하나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러한 양국의 밀착은 한반도 문제와 북·미 정상회담에서 자신들의 영향력 행사를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중국의 의도와 미국이 항구적이고 완전한 핵 폐기 패키지에 화학ㆍ세균까지도 끼워넣자 중국카드로 맞서는 북한의 셈법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 간의 문제인 동시에 주변국들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국제적인 문제다. 중국은 한반도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등에서 소외되는 것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러시아도 같은 입장으로 동북아의 평화체제 구축과정에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개최된 한ㆍ중ㆍ일 정상회담에서 아베수상도 북ㆍ일 수교 문제 등에서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며 한반도에서 소위 일본 패싱은 안 된다는 내심을 드러냈다.

작금에 북한이 강석주의 담화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의 불참까지 거론하며 강력히 반발하는 데에는 미국의 협상 실무책임자인 존 볼턴 안보보좌관이 북한의 핵무기를 미국으로 이송해야 한다는 등 북한의 비핵화 기준을 더욱 엄격한 기준으로 제시한데 따른 불만의 표출로 분석된다. 북핵과 관련된 미국의 방안은 ‘영구적 폐기’이고 중국과 북한은 ‘단계적ㆍ동시적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시 주석은 북ㆍ중 회담이 끝난 직후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ㆍ중이 정치적 해결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적 해결이란 주고받기식 해결을 말한다. 이는 ‘완전한 폐기(CVID)’와는 거리가 멀다. 한국정부의 입장도 미국식 해법보다는 북ㆍ중식 해법에 가깝다. 이는 한미 갈등의 잠재요인이다. 비핵화의 세부적인 실행방안과 관련하여 갈등양상이 불거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과 시진핑의 밀착은 국제제재의 틀을 이완시키고 북ㆍ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낙관만은 할 수 없는 요인임에는 틀림이 없다.

현재의 한반도 상황은 우리에게 입체적인 외교역량을 요구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ㆍ미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우리 외교·안보의 기본은 확고한 한ㆍ미동맹과 한ㆍ미ㆍ일 공조체제다. 우리는 19세기 말 열강들의 이익 추구의 각축장이 되면서 나라를 잃고 해방이 되자마자 냉전시대의 희생물로서 외세에 의해 분단되었던 역사적 교훈을 되새기며 북·미 회담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는 외세에 의해 분단되었던 역사적 교훈을 되새기며 냉철한 이성적 외교를 펼쳐야 할 시점이다.

 

출처: http://www.kyeonggi.com/?mod=news&act=articleView&idxno=1477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