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이 화두이다. 4차산업혁명에서 가장 활발히 논의가 되고 있는 주제는 로봇 드론 AI 스마트공장 자율주행차 빅데이터 등이다. 4차산업혁명의 중심에는 제어기술과 통계분석지식이 있다. 제어기술은 마이크로 프로세스를 제어하는 SW지식이 관건이다. SW지식을 좀 더 쪼개서 들어가면 그 중심에는 알고리즘이 있다. 결국 기존의 학문적인 관점에서 보면 현재 논의 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에는 수학과 통계학 지식이 가장 중요하다. 수학과 통계학은 이미 오래된 학문이며 새로운 것은 아니다. 지식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이 나타난 것은 아니다.
경쟁우위를 점하려면 수학적 통계적 지식이 절대적
그러나 기술 적용의 대상 면에서 보면 역사 상 전례가 없다. 스마트 패션,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의 출현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왜 이런 변혁이 가능해진 것일까? 이는 SW와 마이크로 프로세서에 혁신적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SW 변화는 1990년대 리눅스라는 오픈소스 기반의 OS가 등장하면서 시작되었다. 오픈소스는 누구나 사용하게 만든 SW를 뜻한다.
그리고 2000년대에 3만원대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등장했다. 약간의 지식만 갖추고 있으면 마이크로 프로세서에 오픈소스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불을 켜거나, 소리를 내거나, 모터를 돌릴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10대 학생이 3D프린터를 만들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런 기술과 제품의 변화 때문이다.
결국 오픈소스와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출현이 과거 전자, SW, 기계 간에 존재하던 지식 간 높은 벽을 크게 낮추었다. 이 변화가 4차산업혁명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런 변화에서 우리나라가 경쟁우위를 점하려면 수학적 통계적 지식이 절대적이다.
우리나라는 IT인프라를 다른 국가보다 먼저 구축해서 한때 IT강국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국가도 IT인프라를 구축해서 우리나라의 경쟁우위는 사라졌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불행하게도 IT인프라 구축이 SW경쟁력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IT인프라가 SW경쟁력으로 연결되지 않은 것은 초등 중등 고등 교육제도와 입시제도에 결함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제도를 그래도 유지한다면 우리나라가 4차산업혁명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기 어렵다. 결국 해법은 초중등학교 교육에 있다. 인도가 열악한 인프라 속에서도 세계적 SW강국이 된 것은 바로 교육에 있다.
인도인은 모두 IIT공대를 가고 싶어한다. IIT공대를 졸업하면 인도의 최고 SW기업에 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의 좋은 대학에도 갈 수 있고, 또 외국에서 좋은 직장을 구할 수도 있다.
왜 인도인은 수학을 잘하는가? 바로 IIT공대 입시전형에 수학 물리 화학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초등학교 때부터 수학 물리 화학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리고 코딩교육에 치중하고 있다.
인도는 코딩스킬을 갖춘 학생을 미국보다 10배나 더 많이 배출한다고 한다. 수학실력이 코딩실력으로 이어지는 체계가 갖추어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사교육 축소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코딩교육을 억제하고 있다.
사교육 막을 수 없다면 제대로 쓰이게 하는 것이 현실적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실력은 최고 수준이다. 4차산업혁명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갖춘 것이다. 그러나 수학실력이 코딩 실력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고 있다. 사교육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사교육 축소는 수십 년 간 시도 했지만 실패했다. 남보다 더 나은 자식을 만들겠다는 대한민국 부모의 욕구를 막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어떤 정책도 인간의 욕구를 바꿀 수는 없다. 사교육비 지출을 막을 수 없다면 차라리 제대로라도 쓰이게 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일 것이다. 수학교육과 코딩교육은 4차산업혁명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며, 어릴 때부터의 코딩교육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변화물결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유지수 국민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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