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언론속의 국민
마스크 쓴 회중에게 설교하기 / 이의용 前 (교양대학) 초빙교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은 우리 일상과 교회생활에 여러 변화를 주고 있다. 예배 참석이 어려워지자 축소된 예배 실황을 온라인으로 중계하거나, 아예 예배당 문을 닫아걸고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기도 한다. 온라인 예배 시대가 앞당겨질 것 같다.

이런 상황에 가장 당황한 이들은 설교자였을 것이다. 마스크로 얼굴 가린 회중에게 설교하기는 벽 보고 설교하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청중 없이 카메라 앞에서 설교하기는 더 어려웠을 것이다. 평소 설교자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표정도 지어주고, "아멘!"으로 화답해주는 회중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

아시는지 모르겠다. 설교자들이 느낀 이 당혹감 비슷한 걸 회중은 늘 경험한다는 걸. 설교자가 일방적으로 말하는 설교 앞에서 회중이 표현할 수 있는 건 긍정적인 공감(아멘) 외엔 없다. 방송 설교 시청과 다를 바 없다. 궁금한 것조차 물어볼 수가 없다. 반면에 학교나 기업에서는 강의 후에 반드시 피드백 시간이 있다. 궁금한 점, 다른 의견 등을 강사와 수강생이 격의 없이 나누며 서로 교학상장(敎學相長)하는 시간이다. 그런 후 강사는 수강생으로부터 강의 평가를 받는다.

설교와 강의가 본질은 서로 다를지 모르겠지만, 효과(Effect)를 중시하는 목적은 같다고 본다. 그러나 아쉽게도 설교 피드백의 문은 닫혀 있다. 설교자들이 설교 피드백을 도전이나 비판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필자가 잘 아는 어느 목회자는 설교 후 궁금한 점이나 소감을 메모지에 적어 제출하게 하고, 오후 예배 때 그것으로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런 피드백이 뒤따른다면 설교의 효과도 좋아질 것이고, 주관적이고 편향적인 설교로 물의를 일으키는 일도 예방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는 대면 소통을 꺼리는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한 손가락 소통이나 검색에는 매우 적극적이다. 앞으로 회중과 공감하기 어려운 일방적인 설교는 이들로부터 외면당할 것이 뻔하다. 일방적인 설교를 경청하며 "아멘!"으로 화답해줄 세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설교가 일방적일수록 회중도 마스크로 자기를 가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스마트폰 안에 숨어들어 다른 온라인 설교를 기웃거리게 될 것이다.

 '구경하는 예배'를 어떻게 회중이 '참여하고 체험하는 예배'로 전환할 것인지, 일방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설교를 어떻게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환할 것인지.

이의용 소장/전 국민대 교수 · 생활커뮤니케이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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