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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대차이를 성장 에너지로 바꾸려면 / 이은형(경영학부) 교수

천년의 끝 무렵, 즉 1980년대 중반 이후 1999년까지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시장뿐만 아니라 조직문화까지 급격하게 바꾸고 있다. 미처 준비되지 않은 기성세대를 단숨에 `꼰대`로 만드는가 하면 `신세대에게 피드백하기가 두렵다`는 `꼰대 신드롬`까지 확산시키고 있다.

조직에서 밀레니얼 세대 팀원들과 직접 일해야 하는 팀장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팀원들로부터 `젊은 꼰대`라는 말까지 듣는다.

상사와 팀원 사이에 낀 중간관리자들의 한숨이 조직마다 커지고 있다. 해결책을 찾으려면 먼저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밀레니얼 세대의 탄생 배경에는 다섯 가지 큰 흐름이 있다. 첫째,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점이다. 미국의 교육학자 마크 프렌스키는 어린 시절부터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한 밀레니얼 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말한다. 디지털은 개인에게 권력을 이양시킨다. 음악, 드라마 등 모든 것을 자신이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즐긴다. 통제권을 가지며 자유를 중시한다. 둘째, 진정한 글로벌 세대라는 점이다. 전 세계와 연결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셋째, 세계적인 금융위기, 수축경제를 경험하며 자본주의의 탐욕에 경계심을 갖게 되었으며 공정성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넷째, 풍요롭게 성장하며 많은 경험을 했다는 점이다. 대학을 나온 부모가 진로에 대해 적극 조언을 해주며 많은 지원을 해주었다. 부모와는 무선 탯줄로 연결되어 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해외여행은 물론, 해외연수, 인턴, 각종 사교육 등을 받으며 풍부한 경험을 축적했다. 다섯째, 부모 세대보다 못살게 된 첫 번째 세대라는 점이다. 풍요롭게 자랐으나 취업이 어렵고,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만큼 돈 벌기는 어려운 세대. 이런 배경이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만들어낸다.

스스로 통제권을 갖고 싶어하고, 개인화를 추구한다. 진정성을 중시하면서 동시에 재미있어야 관심을 갖는다. 소유 대신 공유 및 구독하려 하고 개인의 성장을 중시한다. 속도와 혁신을 당연하게 여기며 경험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그리고 세계와 연결되고 정보가 넘쳐나는 사이버세상을 통해 글로벌과 전문성을 당연하게 여기는 세대다.

풍부한 경험, 디지털 흐름에 대한 감각적 적응력, 글로벌 감각 등 강점을 두루 갖춘 밀레니얼 세대 팀원들이 신나게 일하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들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다. 전략적 결정권은 경영진이 갖고, 운영적 결정권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이양해보자. 예를 들면 그들이 원하는 대로 공간을 꾸며 보는 것, 유연근무제를 실행하는 것, 원하는 보상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 등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열광적인 지지에 기반해 명품 브랜드 1등으로 부활한 구찌는 아예 전략적 결정까지 밀레니얼 세대 사원들에게 묻는 방식을 선택했다.

자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존중하는 태도다. 밀레니얼 세대는 인터넷 세상에서 나이, 직급이 생략된 수평적 의사소통 방식에 익숙한 세대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라`는 일방적 의사소통으로는 함께 일하기 힘들어졌다. `왜`를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더 좋은 방법`이 있는지 물어야 한다. 찰떡같이 말해야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왜`를 설명할 수 없다면 그 일이 사실상 필요 없는 일일 수도 있다.

목표에 따른 마일스톤을 잘게 배치하고, 달성할 때마다 축하하고 인정하는 것이 좋다. 칭찬을 많이 받고 자란 밀레니얼 세대 팀원들에게 효과적이다. 자신이 팀의 성과에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밀레니얼 세대로 구성된 독립적인 소규모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회사 전체의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이것은 팀장급에서 불가능하다. 변화의 필요성을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팀장급이지만 실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경영진이다. 세대 차이를 성장에너지로 바꾸려면 결국 경영진의 인식 변화가 먼저다.

 

출처: http://opinion.mk.co.kr/view.php?year=2019&no=229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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