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시론] 국가 R&D서비스 선진화 방안/김현수(경영학)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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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가 다소 진정되어 가면서 위기 이후의 한국경제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그 논의의 핵심에 중장기적인 국가경쟁력 강화전략이 있는데, 그 강화전략의 핵심에 연구개발(R&D) 시스템의 선진화가 있다. 필자가 최근 미국 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의 책임자급 몇 사람을 현지 인터뷰하면서 느낀 생각은 미국도 연구개발시스템의 선진화가 필요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좋은 연구제안서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그들도 걱정하고 있었고, 연구비가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었다. 대학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고, 대학에 대한 통제관리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음을 개탄하고 있었다. 우리 정부나 연구지원기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고 짐작해본다.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시스템 선진화의 모습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 기초연구, 창조적 원천 기술 연구가 부족하니 이러한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고 오래 전부터 주장되어 왔다. 그러나 기초연구, 원천연구의 비중은 여전히 매우 낮은 상황이다. 연구개발 결과에 대한 평가관리 시스템이 선진화되어야 한다고 주장되어 왔다. 그러나, 여전히 양적인 관리에 치중하고 성과보다는 프로세스관리에 치중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기존의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을 하는 하드 R&D와 제품이나 기술의 가치를 높이는 R&D인 소프트 R&D를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스마트 R&D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외형적으로는 선진화의 모습이 스마트 R&D 강화, 기초연구 및 원천 연구 비중 확대, 연구개발에 대한 질적인 성과중심 관리와 같은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선진화에는 지원 비중보다 과정과 내용이 더 중요한 과제다. 지원 비중이 질적인 성장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직접 연결된다면, 어느 나라가 선진국이 되지 못하겠는가. 개발연구 비중을 줄이는 것이 현재 한국경제 상황에서 반드시 바람직한 일인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도 적절한 수준의 개발연구비중 유지는 필요할 것이다. 기초원천연구비를 늘린다고 정말 창의적인 기초원천연구가 많이 수행될 것인가? 쉽지 않은 일이다. 학문과 시장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있어야 하고, 연구자들이 자신을 깊이 있는 연구주제에 집중시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확대방안을 더욱 고민해야 한다. 문제의 원인은 외형적인 큰 모습에 있지 않고, 실천 체계에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개발 시스템을 하나의 서비스시스템으로 보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연구개발서비스는 매우 동태적이고, 여러 이해관계자가 개입되고, 또 영향력이 중장기적이고, 그 영향 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운 복잡계 시스템이다. 그러므로 고도의 과학이 개입되어야 한다. 서비스사이언스를 적용하여 연구개발 서비스 시스템을 과학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해관계자와 품질과 국가경쟁력의 관계가 시스템으로 분석되어야 한다. 또 독일의 프라운호퍼연구회(FhG: Fraunhofer Gesellschaft) 같은 대형연구소 양성, 민간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임상시험수탁기관)의 활성화로 연구소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선하는 일도, 피상적인 접근이 아니라 과학에 의해 분석된 결과로 그 방법이 도출되어야 한다. 연구비 배분시스템, 제안요청시스템, 평가시스템, 결과피드백시스템, 종합관리시스템 등도 하나의 체계내에서 과학에 의해 분석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연구개발과 인력양성 체제의 결합, 포괄지원금(block grant)제 도입 방식 등을 포함한 연구비 지원방식의 최적화는 분석이 선행되지 않고 정책결정자의 판단만으로 수행하기에는 매우 복잡한 일이다. 국가 연구개발서비스를 선진화하는 일은 민간 연구개발과 국가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므로, 더 많은 과학이 적용되어야 한다. 출처 : 디지털 타임즈 기사 입력: 2009-07-14 21:02 원문보기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09071502012369697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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