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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포츠 3.0시대 열다] 국민대 박성주 교수 "스포츠 윤리교육 필요!" / 체육학부


국민대 박성주 교수가 지난 13일 자신의 방에서 스포츠 윤리교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공 | 국민대
 

승부조작 사건의 뿌리가 좀처럼 뽑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깊숙하게 파고드는 모양새다. 스포츠선수들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졌다는 한탄속에 스포츠 윤리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민대학교 체육대학에서 운동특기자를 대상으로 스포츠 윤리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박성주 교수로부터 승부조작 근절을 방지할 수 있는 스포츠 윤리교육에 대해 들어봤다.

-승부조작 사건 발생의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스포츠 선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받았어야 할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대표적인 교육이 바로 스포츠 윤리교육이다. 스포츠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이미 승부조작에 노출돼 있다. 감독, 코치는 물론이고 학부모들까지도 승부조작을 묵인한다.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져주는 조작을 그들끼리 좋은 승부조작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윤리적 의식수준이 낮고, 상당수 선수들의 경우 스포츠 윤리에 대한 개념이 아예 없기도 하다. 어렸을 때부터 인성보다 승부근성을 먼저 배우기 때문이다. 

-스포츠 윤리교육이 생소할 수 있다. 자세히 말해달라.
스포츠 윤리교육은 엘리트선수와 스포츠지도자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스포츠윤리성 함양 및 스포츠 부정행위에 대한 대처능력 증진을 도모한다. 스포츠에 참여함에 있어 필요한 규범의 제시와 이들 규범의 준수, 그리고 스포츠상황에서 발생하는 가치판단의 문제에 있어서 도덕적 판단의 원리나 근거에 관련된 내용을 다룬다. 달리 말하면 스포츠 윤리교육은 스포츠선수들로 하여금 스포츠 상황에서 옳은 행위와 관련된 규준에 대한 지식을 증가시킬 수 있다. 도덕적 인식력과 민감성을 길러주고, 윤리적 판단능력을 배양해 윤리적 의지력을 증대시킨다. 교육내용에는 처벌규정 및 관련제도, 신고체계 및 절차, 부정행위 사례 위주로 내용을 구성해 선수들에게 명확한 징계 및 처벌규정을 주지시키고, 승부조작 목격 또는 경험 시 신고절차, 국내외 다양한 부정행위 사례 등에 대하여 토론을 통한 분석이 이뤄진다. 

-스포츠 윤리교육의 구체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윤리학이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시도하는 실천적 성격의 학문인 것처럼 스포츠 윤리도 결국 ‘스포츠인으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다. 그에 대한 실존적 해답을 스스로 모색해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궁극적으로 스포츠 윤리교육은 스포츠선수들로 하여금 ‘도덕적 자율성’을 함양하는 데 최종 목표를 두고 있다.

-해외와 달리 국내 스포츠 윤리교육 환경은 열악하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 중반 이후 스포츠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에 대한 윤리학적 논의가 학계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도덕적 판단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운동선수들을 위한 윤리교육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미국대학체육협회(NCAA)에서는 선수들을 위한 윤리규정을 제정해 선수들의 윤리관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자 했다. 많은 대학에서 학생선수들에게 스포츠 윤리 교과목을 필수적으로 이수하게 했다. 현재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도 승부조작 방지활동을 위해 스포츠 관련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다양한 온·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실시하고 있다. 호주 스포츠 공정성 협의체에서도 온라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스포츠선수 및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스포츠윤리 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아직 미흡하다. 국내 일부 스포츠 구단에서 부정방지 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일회적이거나 수동적이고 피상적인 방식이라면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체계적인 스포츠윤리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하거나 직접적으로 스포츠윤리를 주제로 한 강좌가 개설돼 있는 스포츠단체, 스포츠구단, 체육계열 대학 및 대학원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하지 않겠는가.
가장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대책으로 역시 교육을 들 수밖에 없다. 스포츠 선수를 위한 체계적인 스포츠윤리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야 한다. 스포츠를 배우기 시작하는 시기부터 관련된 윤리적인 내용에 대한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사건발생 후 ‘징벌’과 ‘규제’에만 힘을 쏟을 게 아니라 ‘예방’과 ‘교육’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유소년 시절부터 스포츠 윤리의식 및 도덕성 함양을 위한 스포츠 윤리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로 스포츠현장에서 맞닥뜨리게될 윤리적 갈등 사례에 대해 토론해보고 그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해 사고하고 판단하는 훈련을 해봐야 한다.

 

원문보기 :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448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