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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미래 이동성` 해법 속도내자 / 정구민(전자공학부) 교수

최근 사회의 빠른 변화는 전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이다. 도시화, 고령화, 개인화로 요약할 수 있는 사회의 빠른 변화는 자동차, 교통, 물류 등 이동과 관련된 산업 전반의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2015년 유엔(UN) 보고서는 2050년 도시로 인구의 66%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주요 나라에서는 70%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수명 연장과 출산 감소로 인한 고령화도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핵가족화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한 개인화와 함께, 나홀로 차량 비율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도시화, 고령화, 개인화의 흐름은 아파트, 마트, 병원, 유치원 등 생활 시설의 대형화를 동시에 이끌고 있다. 도시에 대형 편의 시설과 생활시설이 몇 개만 남게 되면서, 사용자의 이동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병원이나 시장이 있던 예전 모습이 아니라, '차로 이동할 수 있는 먼 거리'에 대형 병원이나 대형 마트가 위치하게 된다. 사용자 이동의 큰 증가는 버스나 지하철의 대중교통만으로 도시 이동성을 해결할 수 없게 만든다. 버스나 지하철의 대중교통이 활성화되더라도, 마지막 구간 이동성(last-mile mobility)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별도로 필요하게 된다. 차량 공유나 승차 공유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도 같은 이유가 된다.

서울의 상황과 비교해 보면 어떨까. 서울연구원의 2015년 '서울시민 승용차 소유와 이용특성분석' 보고서는 도시 이동성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서울시 인구는 2000년에서 2014년까지 비슷한 수치를 보여 주지만, 2014년 서울시 승용차 등록대수는 총 251만대로, 2000년에 비해서 무려 39%가 증가했다. 2013년 주차장 확보율은 등록대수 대비 126%이지만, 출발지와 목적지를 고려할 때 부족한 수준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승용차 소유 및 운행 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월 78만원 정도로 조사됐다. 이는 연 900만원을 넘는 큰 액수다. 또한, 2010년 서울 유출입차량의 86%는 나홀로 차량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서울연구원 보고서는 유연근무제 확산을 통한 통행량 분산, 카셰어링과 택시를 통한 승용차 감축, 대중교통의 확충, 교통수요관리 정책 등을 주요 대책으로 꼽았다.

유럽의 주요 자동차사들은 십여 년 전부터 도시와 사회의 변화에 맞춘 '미래 이동성(Future mobility)'의 해법을 고민해 왔다. 주요 해법으로는 소형차-카쉐어링-전기차-자율주행-무선충전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러한 미래이동성 해법은 유럽의 도시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는 소형차 판매비율이 80%를 넘고 있다. 유럽 자동차 전문가들은 여러 발표를 통해서, 우리나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대도시에서 소형차 중심의 미래 이동성 정책이 없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우버, 디디추싱, 그랩 등 승차 공유 서비스도 전세계적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우버와 디디추싱의 시장 평가액은 각각 690억달러와 500억달러로 추정되며, 이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친 490억 달러를 넘고 있다. 지난 10월 경기도를 방문한 베트남 교통국 관계자들은 현재 베트남에서 우버와 그랩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승차 공유가 불허인 한국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의견을 주기도 했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승차공유가 불허인 일본에서도 승차공유를 대비한 택시업계의 변화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미리 대기하고 있는 택시나 승차공유 차량으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복합교통 서비스도 뒤처져 있다. 2016년부터 전세계 주요도시에서 시작되고 있는 복합교통서비스는 승차공유 서비스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앞으로 도시화, 고령화, 개인화의 흐름은 더욱 심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시 이동성 해결의 측면에서, 차량 대수를 절감하고, 연 900만원에 달하는 자동차 비용을 절약하고, 쾌적한 도시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카풀서비스나 승차공유 서비스의 활성화가 시급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지난 10월말 '스마트 모빌리티 포럼'이 출범했다. 이 포럼의 출범이 뒤처져 있는 우리나라 이동성의 해법이 되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더불어, 카풀서비스인 풀러스와 럭시의 성장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미 서울연구원의 여러 보고서는 승차 공유와 카풀 서비스의 필요성을 보여 주고 있다. 다양한 이동성 서비스를 사업 측면에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쾌적한 도시를 위한 방편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서,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제시한 후에 최종 선택은 소비자에게 맡겨야 한다. 서울시와 관련 부처의 현명한 정책을 통해서, 미래를 위한 이동성 서비스의 진화를 이끌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