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공공 SI사업 성공은 UI와 UX에 달렸다 / 안진호(대학원 경영학과) 겸임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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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동안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의 영업 이익을 비교하면 애플의 수익이 삼성보다 2~3배 많았다. 왜 그런 것일까. 애플의 기술력이 삼성보다 뛰어났거나 최고 인재를 확보한 것은 아니다. 기술과 마케팅 역량이 앞서 있기 때문이라는 근거도 찾을 수 없다. 해답은 우리가 단지 제품을 지원하는 수단, 디자인의 한 분야 정도로만 인식하는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에서 찾을 수 있다. 소비자는 사용자를 배려하는 애플 기기의 화면에서 세심함과 세련됨을 느낀다. 이것이 애플 디자인의 힘이고 시장 지배자로서의 원동력이다. 두 회사의 스마트폰을 사용해 보면 이해가 쉽게 된다. 일반 소비자는 스마트폰을 새로 구매한 경우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 쉽지가 않다. 이에 비해 애플 아이폰을 처음 사용하는 사용자는 사용법을 쉽게 익힐 수 있다고 한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 전쟁을 비교해 봐도 삼성은 기술 위주 논쟁이다. 그러나 애플은 사용자 관점에서 손가락으로 동작하는 방식이나 화면에 어떻게 표시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UI와 UX 부분을 물고 늘어진다. 애플은 인문학 감성으로 UI와 UX에 주목했다. 그 결과 시장 선도 위치에 서 있는 것이다. 눈을 돌려 공공기관과 정부투자 기관에서 발주되는 다양한 시스템 통합(SI) 개념의 정보기술(IT) 사업을 살펴보자. 이 사업의 제안요청서를 검토해 보면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 항목이 있다. 사용자가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구현할 것, UX를 반영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 등이다. UI와 UX 고려가 필요하다는 사항이다. 언뜻 보면 SI 서비스가 애플처럼 사용자를 배려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필자가 관련 프로젝트 UI와 UX 전문가로서 컨설팅이나 감리 사업 등에 참여해 보면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이나 사회 약자를 위한 웹 접근성 준수를 UI와 UX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용자 화면을 아름답게 꾸미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을 적절한 UI와 UX를 구현한 대응이라고 제시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예산이 몇천만원 되는 프로젝트부터 수백억원이 소요되는 사업까지 모두 비슷하다. UI와 UX 전문 인력이 제대로 투입되거나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 UI와 UX 개념이 적절히 적용된 공공 SI 사업 사례를 만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윈도 8'은 UI와 UX의 중요성을 무시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사용자가 익숙하게 사용해 온 시작 버튼 하나를 배려하지 못해서 10조원의 개발 비용이 들었지만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에 인스타그램의 경우 기술 차별화는 없었지만 UX를 깊이 있게 이해, 그들이 원하는 사진 서비스를 구현했다. 이것만으로 설립된 지 2년 만에 1조원의 가치로 구글에 팔렸다. 공공 서비스에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하고, 아름답고 세련된 화면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기술 진보를 반영하면서 UX 이해를 담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우리나라가 IT 분야에서 최고라는 자부심은 기술력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 이제는 UI와 UX의 의미를 이해하고 융합할 수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 시발점으로 공공 SI 사업에서부터 제대로 된 이해와 적용이 필요하다. IT 강국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자세다. 안진호 디자인칼럼니스트, 국민대 겸임교수(경영학 박사) pibuchi@gmail.com
원문보기 : http://www.etnews.com/201802190001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