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인터뷰] '파티청바지' 150만弗 수출 이진윤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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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9. 9. - 매일경제 -
<홍종성> "국내 시장에서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외면당했지만 제 작품에 대해 외국 전문가들이 인정해 준 것이 무엇보다 기뻐요." 국민대 의상디자인과 4학년 학생이자, 두산타워에서 2평 남짓한 '가닛'의류상가 의 어엿한 사장인 이진윤씨(24.남). 그는 최근 "세상이 이렇게 아름답고 행복한 적이 없었다"며 미소를 짓는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세계적인 의류박람회 '매직쇼'에 서 이씨는 1년여에 걸친 작업끝에 완성한 '파티청바지'로 외국바이어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다. 파티청바지는 박람회에서 150만달러(한화 19억2000만원 상당)의 수출주문을 이끌어냈다. 박람회장을 찾은 외국인들은 이 작품을 보면서 "OTIS, GOOD STUB!(환상적인 디자인)"라는 최고의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평생 경북 영천에서 농사만 지었던 부모님은 막내 아들이 패션디자이너가 되겠다는 말에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지금 부모님과 형 등 모든 가족들은 그에게 응원을 아끼지 않는 열렬한 후원자가 됐다. "부모님 큰형 작은형에게 진 3000여만원 이제야 갚게 됐어요." 이씨는 "부모님은 작업실을 마련하겠다는 막내 얘기에 선뜻 2000만원을 내놓았고 공무원인 큰 형이 300만원, 인쇄소를 하는 작은 형이 300만원 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낮엔 학생으로, 밤엔 사장으로, 틈나는대로 작 품 구상에만 매달려 단 1분도 아까웠던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어요." 세계적인 작품이 된 '파티 청바지'는 사실 그에게 산고와도 같은 고통의 산물이었다. 이씨는 "작업실에서 하루 2~3시간의 새우잠을 자면서 작품 을 완성해 나갔다"며 "당시 국내 고객들의 외면속에서 '내가 지금 뭐하 는 거야'라는 생각에 포기하고도 싶었지만 이를 악물고 작업에만 몰두했 다"고 말했다. 인고의 시간들이 계속되던 지난 6월 그에게 작품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일대 기회가 찾아왔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밀듀'란 브랜들로 의류 업을 하던 정연수씨와의 만남. 이 씨는 "우연히 매장을 찾은 정씨는 대뜸 '이 청바지 참 독특하다'는 말을 건넸고 그 이후 세계시장을 개척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인연으로 매직쇼에 참가하게 됐고, 박람회 현장에서만 150만달러의 '파티청바지' 수출주문을 받게 됐다. 그는 "올해 말까지 400만불 수출이 이미 추진 중인것으로 알고 있다"며 "돈은 중요하지 않지만 작업을 계속 할 수 있는 자금과 가족들에게 신세진 빚을 갚을 정도의 돈이라면 충분 하다"고 밝게 웃었다. 그는 "제 작품이 국내 고객들에게 외면당하면서 겪었던 금전적.심리적 어려움으로 사실 외국인들의 뜻밖의 호응에 실감이 나지 않았다"고 당시 를 회상했다. 외국인들의 주문이 쇄도할 당시 이씨의 머리속엔 온통 2명의 직원월급과 올 3월 가게를 시작하면서 가족들에게 신세진 3000여만원에 대한 생각 뿐이었다. 그의 앞으로의 계획은 '게스'와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로 '파티 청바지' 를 성장시키는 것. 이 씨는 "파티청바지를 위한 개인 패션쇼가 미국 프 랑스 등 세계 패션선진국가에서 머지않아 개최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 혔다. 사실 그의 디자인 실력은 이미 지난해 7월 두산타워가 주최한 벤처디자 이너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