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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가 지하로 들어간다…문화공간-녹지확보 '이중효과'
2004년 02월 03일 (화) 19:12

[동아일보]
이화여대가 2만평 규모의 지하 캠퍼스를 건설하기로 하고 설계안을 발표하는 등 지하 캠퍼스를 만드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이화여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지하 복합공간인 이화캠퍼스센터(ECC)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ECC에는 강의실 연구실 등 교육시설과 복합 상영관, 갤러리, 서점 등 문화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이화여대는 올 6월 착공해 2006년 개교 120주년에 맞춰 일부 시설을 완공할 예정이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국제공모전을 열어 파리 국립도서관을 설계한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50)를 당선자로 1일 확정했다.

당선작의 주제는 ‘캠퍼스 밸리’. 도심 캠퍼스의 지리적 장점을 충분히 살려 대학이 도시와 조화를 이루는 공원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페로씨는 “‘여성은 남성의 미래’라는 생각으로 여자 대학의 특성을 살려 건축의 미래상을 담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1000억원에 이르는 공사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화여대는 건설 부지의 20∼30%가량을 상업시설로 개발하기로 하고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동문과 외부 기금으로 일부 공사비를 충당할 방침이다.

이화여대 건축학과 강미선(姜美先) 교수는 “도심 캠퍼스들이 공간 수요는 점점 늘어나지만 부지를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어 지하캠퍼스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학교의 녹지를 보전하는 차원에서도 지하 공간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캠퍼스의 지하화’의 원조는 고려대. 고려대는 2002년 정문 앞 광장에 지하 3층 9000여평의 복합 공간을 만들었다. 그 후 5, 6개 대학이 지하캠퍼스를 건설하거나 계획 중이다.

고려대는 2002년 완공된 지하캠퍼스 덕분에 부가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00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지하주차장을 따로 만들어 ‘차가 다니지 않는 캠퍼스’가 됐다. 이에 따라 캠퍼스 내 공기가 맑아졌다는 것이 가장 돋보이는 변화다.

또 동선(動線)이 중앙의 지하캠퍼스를 중심으로 이뤄지게 돼 캠퍼스 내 이동거리가 짧아졌다.

고려대 박형규(朴炯圭) 홍보팀장은 “열람실 PC방 상담실 등 편의시설을 모두 모아놓았기 때문에 학생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학교발전 마스터플랜인 ‘비전 2010 플러스’의 일환으로 1997년부터 지하캠퍼스 건설을 검토해 왔다. 성균관대는 올해 들어 학생 편의시설과 주차장이 들어서는 지하캠퍼스를 본격 추진하기로 하고 정밀검토작업에 들어갔다.

국민대도 ‘그린 캠퍼스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이달 말을 목표로 6000여평의 지하주차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국민대 관계자는 “‘차 없는 녹지 캠퍼스’를 만들려는 마스터플랜의 일환으로 이 공사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