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걸 칼럼] 보수 정치인에게 告함/ 홍성걸(행정학과)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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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통합의 시동이 걸렸다. 통합이 아니면 공멸이라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합치지 못하면 진다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보수우파의 통합성적표는 낙제점이었다. 가깝게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41%의 득표로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홍준표, 유승민, 그리고 조금 결은 다르지만 안철수로 나뉜 보수우파의 분열 때문이었다. 멀리는 매번 교육감 선거에서도 진보좌파 후보들은 대부분 후보 단일화를 이루었는데 반해, 보수우파 후보들은 단 한 차례도 통합을 이루지 못했고, 그 결과는 항상 진보좌파의 승리로 나타났다. 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합치지 못하는 것은 자신이 아니면 안 된다는 오만과 헛된 욕심 때문이었다. 자신은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은 물러서기를 기대해 온 것이 지금까지의 보수우파들이었다. 통합에 이런저런 조건이 맞아야 한다고 주장해 온 것이 지금까지 그들의 통합 방식이었다. 과거와 지금, 무엇이 달라졌는가. 이래서야 설혹 통합된다 해도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 썩은 물이 가득 찬 물통을 비우지 않고 새 물을 채우면 어떻게 되겠는가. 새로 부은 물도 금방 부패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하지만 썩은 물 한 통에 맑은 물 한 바가지 부으면서 통 속의 물이 모두 맑아지기를 기대하는 것이 작금의 보수정치인들이 생각하는 보수통합이다. 그렇게 해서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다고 보는가. 이번 보수우파의 통합은 무능하고 부패하기까지 한 진보좌파의 손에 의해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더 이상 맡겨둘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해도 되고 안 되면 그만이라는 그런 통합이 아니다. 반드시 이루어야 하고, 그것도 선거에 이기기 위해 일시적으로 합치는 것이 아니라 보수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고 잃어버린 보수의 품격과 철학을 회복하는 통합이어야 한다. 이런 보수통합이 이루어지려면 통합에 나선 사람들은 누구나 공동체를 위해 언제든 자신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것이 황교안이든 유승민이든, 박근혜든 상관없다. 대의를 위해 누구든 자신을 버리고 기꺼이 희생하려는 공동체 정신이 있을 때만 보수통합은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명분도 필수조건에 불과하다. 대한민국을 살리려면 현재의 시대가치를 반영한 보수통합이라는 충분조건이 맞아야 한다. 스스로 자신만이 옳다고 여기고 변화하는 시대가치를 반영하지 못하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오늘을 관통하는 시대가치는 누가 뭐라 해도 정의와 공정, 그리고 자유다. 문재인정부는 정의와 공정이라는 시대가치를 적시에 반영하여 집권에 성공했다. 그러나 반칙 없는 사회를 이루겠다고 나선 집권세력이 스스로 반칙과 불공정에 빠진 이중성에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이런 때에 진정한 반칙 없는 사회,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원칙과 비전을 제시하고 유권자에게 공감과 감동을 일으켜야 한다. 말로만 제시한다고 유권자들은 믿어주지 않는다. 유권자들이 한두 번 속았는가. 지금까지 반칙과 불공정에 빠진 구시대 정치인들을 일소하고 진정한 시대가치와 품격으로 무장한 도덕적 새 정치세대의 등장만이 잃었던 국민의 신뢰를 조금이라도 회복할 수 있다.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모든 보수 정치인께 간곡히 호소한다. 그대들이 먼저 자신을 희생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모두 기득권을 버려라, 나만 빼고'를 주장하는 한 어떤 감동도, 공감도 얻지 못한다. 소장파든 중견이든 보수통합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을 보라. 유민봉 의원을 제외하고 누가 기득권을 버렸나. 영남권·강남 3선 이상 험지 출마를 요구한 김태흠 의원은 스스로 불출마 선언부터 하고 남의 희생을 요구하라. 지금 보수통합을 이루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사회주의로 길을 바꾼다. 그런데도 통합 주체들이 서로 이런저런 조건을 내세우면서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 들고 있다. 경고한다. 당신들은 모두 보수우파로서 통합을 논할 자격조차 없는 자들이다. 원문보기: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9111202102269660002&ref=naver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출처 : 디지털타임스|2019-11-11 1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