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언론속의 국민
DMZ 생태특구,보존이냐 개발이냐 / 김은식(산림자원)교수 논문 인용
<서부 접경지를 평화의 특구로>

[문화일보 2004-06-04 12:46]

접경지역에 대해 개발론자들은 개발을 통한 최대한의 이용을, 보 존론자들은 모처럼 복원된 자연환경의 절대 보존을 주장한다. 하 지만 무분별한 개발은 대안이 될 수 없으며, 이 지역의 토지와 자원 이용압력을 완전히 무시한 절대 보존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 다.
이미 민통선 일부 지역에서는 농경지가 개발되고 정착촌이 건설 되고 있으며, 임진강 하류 지역에서는 골재 채취도 이뤄지고 있 다. 이 일대에 대한 인문사회, 생태계 및 자연자원에 대한 조사 를 종합적으로 실시, 이 지역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지표를 개발 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개발이냐 보존이냐는 문제와 관련, 국민대 김은식 교수는 ‘통일 시대를 대비한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과 그 보존’이라는 제 목의 논문에서 “비무장 지대의 보존과 활용은 통일후 남북의 이 질성을 극복하고 동질성을 회복하는 차원에서 이용이 검토돼야 한다”며 “이 지역의 이용은 근본적으로 ‘보존’하는 차원에서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접경지역 생태계 보존가치를 경제적으로 평가하는 작업도 초보적 으로나마 이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가장 자주 인용되는 연구 는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 전건홍 교수와 서울대 윤여창 교수가 철원지역과 백령도 지역의 생태계 보존가치를 평가한, 지난 2000 년 산림청 임업연구원 보고서에 게재한 ‘비무장 지대 및 인접지 역의 보전가치 평가’라는 제목의 논문이다. 이들이 임진각을 방 문한 121명을 대상으로 접경지역 보존을 위해 조사한 바에 따르 면 접경지 생태계 보존가치는 98년 현재가치로 약 1조8300억원에 이르렀다. 이 지역을 개발하려면 개발비용과 환경훼손비 등을 제한 경제적인 순증가액이 최소한 1조8300억원은 넘어야 개발 타 당성이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동부 산악지역과 서부 도서지역의 생태계 보존가치는 포함되지 않았으며, 철원지역에서 행해지는 에코 투어리즘적인 사용가치등도 포함되지 않았다.

동부 접경지와 서부도서지역의 보존가치와 에코투어리즘적인 사 용가치를 제외한 가치다.

학력이 높을수록 생태계보존에 지불의사가 높은 경향을 나타낸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접경지의 가장 큰 보존가치는 후세 대에게 잘 보존된 생태계를 물려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대 권오상 교수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자연생태계의 보존가치는 크지 않은 반면 개발욕구는 크게 나타 난다.

소득이 낮을수록 환경보존을 위해 지불할 의사가 작아지고, 생 태계 보존으로 미래세대가 얻을 편익 또한 낮게 평가하기 때문이 다.이는 접경지역 보존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연구가 남한 지역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우선 실시돼야 하며, 이에 대한 비용 부담과 보존계획 수립 역시 남한 당국에 의해 주도돼야 하는 이 유이기도 하다. 권 교수는 “따라서 접경지역 보존문제도 남북협력 사업의 하나로 고려돼야 하며, 각종 협력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함 에 있어 생태계 보존 역시 개발의 경제적가치와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