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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장비 쓸 경우, 인간의 드라이버샷 최대 비거리는 543야드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과학으로 본 비거리

‘장타대회 우승’ 새들라우스키가
유연성·기술 등 향상 경우 상정
과학자들이 분석·계산한 한계치

오스틴, 515야드 공식대회 최장
러브3세, 476야드 PGA 최장타
우즈, 비공인 498야드 날린 적도

지난 한 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공식 대회에서 측정된 총 2만5992개의 드라이버 샷 중 400야드 이상 날아간 건 모두 35개다. 가장 먼 거리를 날아간 장타는 미국의 저스틴 토머스가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챔피언십에서 기록한 457야드였다. 대회가 열린 곳은 멕시코시티 차풀테펙 골프클럽(파71·7345야드)으로 해발고도가 한라산보다 더 높은 2250m다. 올해 400야드 이상의 드라이버 샷 중 14개가 이곳에서 나왔다.

해발고도가 높을수록 공기밀도와 중력이 낮아져 평지보다 비거리가 늘어나는데 대략 1000피트(약 305m)당 2.4야드 더 멀리 간다. 이곳은 기온도 일반 대회장보다 10도 정도 더 높아 상승기류 덕분에 평균 4야드 정도 더 멀리 날아간다. 결과적으로 이 골프장에서는 누구나 드라이버 샷을 20야드 정도 더 멀리 칠 수 있다.

이쯤에서 누구나 한번은 이런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만약 모든 조건이 완벽하다면 드라이버 샷을 과연 지금보다 얼마나 더 멀리 보낼 수 있을까?” 전직 야구선수로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스포츠 사이언스’의 제작자이자 진행자 존 브렌커스도 그중 한 사람이다. 2010년 출간한 자신의 책에서 그는 골프를 포함한 9개 종목에서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궁극의 한계치를 제시한 바 있다. 각 종목의 최고 기록을 출발점으로 삼아 컴퓨터와 각종 첨단 측정 장비, 통계학, 물리학, 생리학, 생체역학 등 현대 스포츠과학의 지식을 총동원해 이 기록이 최대 얼마나 더 향상될 수 있을지를 추정했다. 이렇게 과학자들이 추정한, 인간이 궁극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종목별 한계치를 완전점(perfection point)이라고 한다.

골프 드라이버 샷의 완전점을 구하기 위해 사용한 기록은 2008년 세계장타대회에서 캐나다의 제이미 새들라우스키가 우승할 당시 날린 418야드였다. 스포츠과학자들은 이를 토대로 만약 새들라우스키의 근력, 키, 유연성, 스윙 기술 등이 향상될 경우 추가로 늘어나는 드라이버샷 거리를 차례로 계산해 드라이버 샷의 완전점을 찾았다.

골프 스윙에는 엉덩이와 척추의 외측 돌림근, 팔의 주작용근과 아래팔의 폄근, 손목의 주작용근 등 모두 22개의 크고 작은 근육이 관여한다. 이 근육들이 발바닥에서 출발해 다리, 엉덩이, 상체를 지나 팔과 손목에 이르는 하나의 ‘운동에너지 전달망’(kinetic chain)으로 연결돼 순서에 맞춰 차례로 움직이면서 거대한 에너지를 생성한다. 지금보다 근력을 더 강화하면 약 14%인 58야드의 거리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물리학적인 관점에서 골퍼의 몸과 클럽은 하나의 거대한 지렛대로 볼 수 있다. 지렛대는 길이가 길면 길수록 더 큰 힘을 생성할 수 있어 골퍼의 키나 팔이 더 길어지면 공을 더 멀리 보낼 수 있다. 180㎝인 새들라우스키의 키가 20㎝ 자란다면 거리는 약 8%(33야드) 늘어나게 된다.

백스윙의 크기 역시 커지면 커질수록 몸통 꼬임의 양이 많아져 결과적으로 더 큰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과학자들이 계산한 결과, 새들라우스키의 유연성이 현재보다 조금만 더 좋아진다면 드라이버 샷의 거리는 약 4%(17야드) 늘어난다. 마지막으로 공을 때리는 기술도 무시할 수 없는데, 임팩트 순간 공이 완벽하게 클럽페이스 한가운데에 맞고 클럽페이스가 클럽의 움직임과 정확히 수직을 이루면, 사이드스핀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적정 백스핀을 유지할 수 있게 돼 비거리가 향상된다. 과학자들은 새들라우스키의 스윙 기술이 현재보다 4% 정도 더 개선될 경우, 17야드의 거리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인간의 능력으로 가장 멀리 보낼 수 있는 드라이버 샷의 거리는 최대 543야드(약 497m)다. 물론 골프 규칙에서 정한 반발계수 0.83 이하, 길이 48인치 이하의 공인 드라이버와 반발계수 0.78 이하인 골프공을 사용했을 때의 이야기다. 그런데 2007년 세계장타대회에서 미국의 마이크 도빈은 551야드의 드라이버 샷을 날려 과학자들의 추정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장타대회 같은 이벤트 대회가 아닌 공식 대회에서 기록된 세계 최장타는 1974년 미국의 마이크 오스틴이 US내셔널 시니어오픈 챔피언십에서 날린 515야드다. PGA투어의 공식 최장타 기록은 2004년 역시 미국의 데이비스 러브 3세가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에서 날린 476야드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2002년 같은 대회에서 역대 최장타인 498야드의 드라이버 샷을 날렸지만 아쉽게도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유러피언투어에서는 벨기에의 니콜라 콜사르츠가 2014년 웨일스오픈에서 날린 447야드짜리 드라이버 샷이 최장타 기록으로 남아 있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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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문화일보|2019-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