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리드, 속임수·잘난척에 패륜… 18홀이면 됨됨이 다 보인다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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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계의 ‘나쁜 녀석들’ 돈·퍼터 훔치고 갤러리 조롱 성실했지만 정직하지 못한 싱 제6의 성격인 ‘정직성’ 주목 지난 칼럼에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동료 선수들이 뽑은 착한 골퍼 순위를 소개했다. 공식 조사는 아니지만, 골프계에선 동료와 대중에게 나쁜 골퍼로 공공연하게 ‘찍힌’ 예가 꽤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미국의 패트릭 리드다. 리드는 지난해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챔피언이지만 그동안 그가 쌓아온 나쁜 평판 탓에 역사상 가장 인기 없고 대중의 미움을 받는 챔피언이 됐다. 대학생 시절 리드는 거만하고 이기적인 태도로 동료들과 자주 갈등을 빚었고 동료의 돈과 퍼터를 훔치기도 했다. 경기 중 속임수를 쓰다 들키고 심지어 미성년자 신분으로 운전면허증의 나이를 멋대로 고친 뒤 술을 마시다 경찰에 체포돼 벌금형을 받았다. 리드는 프로에 입문한 뒤인 2014년엔 통산 3승을 거둔 직후 인터뷰에서 타이거 우즈(미국)를 빼면 자신이 세계 최고라고 잘난 척하다 비웃음거리가 됐다. 경기 중 자신을 야유한 갤러리들을 대놓고 조롱하고, 동성애자 비하 욕설을 퍼부어 벌금을 물기도 했다.
현대의 성격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성격이 크게 외향성, 친화성, 성실성, 신경성, 개방성이라는 5가지 요인으로 구성된다고 본다. 이른바 ‘빅 파이브’ 모델이다. 캐나다 캘커리대의 이기범 교수와 브록대의 마이클 애시튼 교수는 여기에 정직성이란 요인을 추가해야 인간의 성격을 더 잘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제6의 성격’ 특성으로 주목받는 게 정직성이다. 타인을 조종하지 않고 가식적인 것을 싫어하며, 공정하고 법과 규칙을 잘 지키고, 부와 사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청렴하며, 자신이 특별히 우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약자라고 하더라도 크게 하대하지 않는 성격을 말한다. 정직성은 다른 성격 특성과 만나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정직성이 낮은 사람이 친화성이 낮으면 이기적인 싸움닭의 모습을 보인다. 리드가 그런 경우다. 또 정직성이 낮은 사람이 신경성이 높으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자주 짜증을 내거나 투정을 부리는데, 스페인의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대표적인 경우다. 가르시아는 매치플레이 경기에서 상대가 컨시드를 주지 않자, 위협적으로 퍼터를 휘둘러 물의를 일으켰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고 퍼터로 내리쳐 그린을 훼손하거나 클럽이나 신발을 패대기치고 홀 안에 침을 뱉은 적도 있다. 정직성이 낮은 사람이 내성적이면 거만한 고집쟁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우즈가 여기에 해당한다. 불륜이나 문란한 성관계는 정직성이 낮은 사람의 특징인데, 우즈는 지난 2009년 20여 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한 사실이 드러나 이혼과 함께 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또 규칙 위반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최근 들어 부드러워지고 친절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예전의 우즈는 동료는 물론 기자들로부터 차갑고 독불장군처럼 혼자 잘난 척한다는 뒷말을 들었다. 정직하지 않은 사람이 성실성이 높으면 자기밖에 모르는 음모에 가득 찬 야심가가 되며, 반대로 게으르면 최악의 불평 불만자가 된다. 전자의 경우가 비제이 싱(피지)이고 후자는 존 댈리(미국)다. 싱은 투어에서 소문난 연습벌레였던 반면 댈리는 현역 시절 연습 라운드 대신 카지노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유명했다. 싱은 아시안투어 활동 시절 스코어를 속여 2년간 자격 정지를 받은 적이 있다. 2013년에는 금지약물이 함유된 스프레이를 사용해 도핑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댈리 역시 갤러리를 향해 클럽을 집어 던지거나, 갤러리의 카메라를 뺏어 박살 내버리는 등 다양한 사건 사고로 6번이나 출전 정지를 당했다. 코스 밖에서도 가정 폭력으로 4번 이혼을 하고 9 명의 여자와 동거를 했으며 약물, 알코올, 도박 중독에 빠지기도 했다. 착한 골퍼뿐 아니라 악당도 있어야 골프라는 드라마가 더 재미있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골프는 심판이 없는 유일한 스포츠다. 상대를 배려하고 규칙을 준수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직하게 플레이하는 것이 바로 골프의 정신이다. 골퍼라면 가끔은 “그 사람의 됨됨이는 18홀이면 충분히 알 수 있다”라는 스코틀랜드의 오래된 속담을 곱씹어 보는 것이 좋겠다. 원문보기: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9123101032439000002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출처 : 문화일보|2019-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