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미, 러 뉴스타트 연장 협상 / 강윤희(유라시아학과)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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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 '발다이 클럽' 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해 발언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 AP 뉴시스 미국 대선이 불과 일주일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치러지는 대선인지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이 와중에 미국과 러시아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의 연장 여부를 놓고 치열한 외교 협상을 벌이고 있다. 양국의 협상단이 6월과 8월 빈에서, 또 10월 초에는 헬싱키에서 협상을 하였지만, 아직까지 조약 연장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조약이 내년 2월에 만료되는 것을 감안하면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미국과 러시아는 이 조약의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건과 내용을 두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신전략무기감축협정에 관한 러시아의 입장은 명료하다. 신전략무기감축협정이 현재 미러 간에 남아 있는 유일한 핵무기 관련 협정인 것을 감안할 때, 이 조약이 연장되지 않은 채로 만료된다면 전 세계는 새로운 군비경쟁으로 돌입하게 되어 더욱 위험한 곳이 된다고 본다. 따라서 러시아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의 연장이 자국의 안보뿐 아니라 전 세계의 안보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러시아는 협상 초기에 이 조약이 규정하고 있는 바에 따라 조건 없는 5년 연장을 원했다. 즉 기존 조약의 내용 변경 없이, 또한 조약 연장에 대해 어떠한 조건도 붙이지 말고, 5년 동안 연장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러시아의 제안을 미국 측이 거부하자 푸틴 대통령은 조약 연장을 위한 협상을 러시아 외교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하면서 협상이 성사되도록 라브로프 외무부 장관에게 특별 지시까지 했다. 현재 러시아는 미국 측의 의견을 일부 받아들여 조약의 1년 연장, 그리고 새로운 전략무기협정을 맺기 위한 협상 개시에 합의한 상태다. 러시아가 개발한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치르콘'이 백해 해역의 그로슈코프 제독 프리깃함으로부터 발사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 캡처 화면. 연합뉴스 핵무기가 20세기 냉전의 산물이자 상징이었다면, 냉전이 종식된 21세기에 이를 동결, 통제, 감축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의 핵무기 제한 및 감축협상 체결 시 그랬던 것처럼, 21세기의 핵통제협정 협상도 고도의 정치적, 외교적 공방을 포함한다. 다행히도 러시아가 미국 측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 양국은 신전략무기감축협정의 1년 연장 합의에 근접하고 있다. 이것이 미국 대선 이전에 타결되어 트럼프의 '선거용' 외교 업적이 될지, 아니면 새로운 미 대통령의 업적이 될지를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강윤희 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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