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시론] 컨버전스 시대의 인재양성 모델 / 김현수 (경영) 교수 | |||
---|---|---|---|
사람은 좌뇌와 우뇌를 고르게 사용해야 치매도 예방되고 수명도 길어진다. 기업도 좌뇌와 우뇌를 고르게 활용해야 경쟁력이 있고, 국가도 좌와 우가 균형이 잡혀 있어야 발전한다. 기업의 한쪽 뇌는 생산이나 품질과 같은 제조와 기술의 영역일 것이고, 다른 한쪽 뇌는 마케팅이나 고객서비스 같은 서비스와 비기술의 영역일 것이다. 기술인력은 비기술을 알도록 노력해야 하고, 비기술인력은 기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창조적 능력이 개발되고 부서간 시너지 효과가 창출된다. 더구나 요즘과 같은 컨버전스 시대에는 좌우를 고르게 활용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바람직한 인재양성 모델을 생각해본다. 창조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교육과 사회교육이 함께 변해야 한다. 우선 대학 교육체계를 기업의 혁신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개편해야 한다. 현재 전공위주의 기능적으로 편성되어 있는 학과 시스템을 학제적 시스템과 병행하여 융통성있게 운영해야 한다. 전공학점에 대한 요구수준을 대폭 하향 조정하여, 학생들이 공학이나 자연과학내에서 여러 전공을 오가면서 학점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또 더 넓게는 자연과학, 공학, 인문학, 사회과학, 경영학 등의 전공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학점을 취득할 수 있도록 전공의 벽을 낮추어야 한다. 교수들도 한 전공에만 소속되는 것이 아니고, 두 개 이상의 전공에 소속을 두고 학생들을 지도하고 강의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이미 미국의 UC버클리 등이 이런 시스템을 오래 전부터 도입하여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들 대학들은 전문분야에 대한 깊이가 떨어지는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학제적 교육이 가져오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컨버전스 기술에 대한 기업의 수요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해왔다. 대학내 학제간 연구에 이어서 대학간의 협력을 통한 다양성도 추구해야 한다.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은 미국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워싱턴대학, 하워드대학, 미네소타대학 등과 공동으로 공학교육발전센터를 설립하여 다양한 영역을 하나로 통합하고, 이공계 학생의 다양성을 넓히고 이공계교육 지도자들의 커뮤니티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도 국내 대학간의 공동 교육 프로그램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다양성과 리더십을 겸비한 각 분야의 우수 인재들이 양성되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 하나의 방향이 맞춤형 대학이다. 기업에 필요한 종합적인 지식을 가진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맞춤형 학과를 개설하고, 채용에 연계시키는 방법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성균관대에 개설한 반도체학과(학부)나 휴대폰학과(대학원) 등이 사례가 된다. 핀란드의 울루대학이 기술클러스터로 유명한 울루 테크노폴리스에 필요한 인재의 80%를 공급하고 있는 것도 대표적인 맞춤형 사례다. 이 대학의 교과과정은 기업의 실제 생산공정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다.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산업에 맞춤화된 인재의 양성은 필요한 방향이다. 다만 산업의 빠른 진화 추세를 따라갈 수 있도록 최대한 융통성있게 학과를 운영해야 할 것이다. 기업의 인재 재교육시스템에도 좌우의 융합이 필요하다. 기술인력에게 서비스교육을 시키고, 서비스인력에게 기술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기존 산업에 0.5차를 추가하여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은 이러한 인재 재교육의 방향전환을 통해 용이해질 수 있다. 사업 모델은 빠르게 변해가지만, 국가와 사람은 더디게 변한다. 그 속도의 격차를 줄이는 방법이 교육시스템 개선이다. 선진국의 사례들이 그 필요성과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인재강국인 우리가 갈 방향이다. 원문보기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07051502012369619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