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네이버-CJ대한통운 제휴가 준 작은 희망 / 김도현(경영학부)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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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네이버와 CJ대한통운가 주식교환방식으로 협력하게 된 것은 온라인플랫폼사업자와 오프라인기반기업의 협력구조를 잘 보여주는 매우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앞으로 이런 협업이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소식은 네이버가 물류와 배송을 내부화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도 읽을 수 있어 더욱 흥미롭습니다. 아마존은 물류와 배송(요즘엔 풀필먼트라고 부르기도 합니다)을 내부통합화하는 방식을 사용하면서 미국 시장을 석권했습니다. 배송속도와 품질은 매우 중요한 고객가치라서 외부에 풀필먼트를 맡겨서는 잘 통제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옳았던 셈입니다. 쿠팡은 아마존의 전략을 그대로 받아들인 기업입니다. 그런데 구매부터 마지막 배송단계까지를 내부적으로 수행하려면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고, 수요변동으로 인한 비효율성도 감당해야 합니다. 대규모 적자를 피할 수 없습니다. 거대한 적자를 긴 시간 견딘 다음,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얻은 것이 아마존의 성장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단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한 쇼핑플랫폼은 제품생산자로서도 유리한 입지에 서게 됩니다. 브랜드충성도는 물론이고, 거래데이터를 분석해서 고객선호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아마존은 이미 500여개에 달하는 자체브랜드상품을 생산해서 이런 이점을 활용하고 있고, 쿠팡의 PB물품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좀 잘난척하는 말로 “플랫폼에서 파이프라인으로” 진격하고 있는 중입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온라인플랫폼에 대한 강력한 규제방안이 모색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정부부처가 플랫폼사업을 자신의 관할영역이라고 새삼 주장하면서 규제논의에 참전하는 웃픈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아마존이나 구글이 시장지배력을 다른 사업에 전이하고 있다는 비판은 오래된 것이니, 우리나라에서도 경각심을 갖게 된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플랫폼사업자가 우리나라에서 사회적인 후생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충분한 실증연구가 이루어진 상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가 얼마나 많은 소상공인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했는지, 카카오T 택시가 택시기사의 수입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얼마나 줄였는지 관심도 없고, 측정해 본 적도 없습니다. 국내 플랫폼들이 반드시 아마존이나 구글과 같이 공룡으로 진화할 것이라 예단하기도 이릅니다. 이번 네이버의 선택이 그걸 방증합니다. 플랫폼사업에 대한 규제가 철저하게 근거중심적으로, 그리고 사회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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