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내쫓고 일자리 없앨 이익공유제 / 유지수 전 총장(경영학부 명예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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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수 국민대 명예교수·경영학
이른바 이익공유제가 공론화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 돈을 더 번 승자도 있다면서 그런 기업들이 출연한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난 11일 발언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이 대표는, 코로나 특수를 누린 기업이 코로나로 타격을 받은 기업과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며 당 내에 태스크포스를 설치했다. 이 대표는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원칙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요즘 같이 잘못 보이면 적폐로 몰리는 분위기에서 자발적 참여를 믿는 기업은 없을 것이다. 주로 대기업이 돈을 내서 정부가 펀드를 만들고, 이 펀드로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고 코로나로 타격을 받은 기업을 도와주겠다는 것이다.
그럴 게 아니라, 코로나로 타격 받은 기업을 선별해 세금으로 집중 지원하면 된다. 타격받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무차별로 돈을 뿌리니까 예산이 부족한 것이다. 정답이 있는데 왜 시장을 교란하는 이익공유제를 꺼내는가? 게다가 만약 기금에서 코로나로 타격 입은 기업에 배분한다고 하면 이는 정치인의 영향력에 따라 지역별로 배분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결국, 공정한 배분이 되기보다 불공평한 특혜 배분이 될 것이다. 기금에서 배분하기 시작하면 사회 곳곳에서 실망과 비판의 소리는 메가톤급으로 커져 정치인을 공격할 것이다.
현실을 무시한 부동산 정책으로 부동산 생태계를 무너뜨리더니, 그 의도야 좋은지 모르지만 이번에는 기업 생태계를 무너뜨리지 않을지 걱정된다. 대한민국에서 대기업 하는 기업인들은 정말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선거 때만 되면 돈을 내야 하고, 여론이 좀 나빠지면 그 만회용으로 뭇매를 맞아야 하니, 이래저래 대기업은 멍투성이다.
더욱이 이익공유제는 대기업 경영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 수 있는 현안이다. 경영자가 이익을 외부에 유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주와 노조가 형사책임을 묻는다면 경영자는 법정에 서게 된다. 우리나라에선 이익이 많이 나면 바보가 되는 구조다. 이익을 많이 낸 기업은 공공의 적(敵)이 되기 때문이다. 대기업 때리기를 그렇게 오래 했는데도 고용 창출과 소득 불평등 해소는 성과가 나온 게 별로 없다. 왜 그럴까? 기업을 이렇게 못살게 구니 누가 투자해서 일자리 창출할 생각을 한단 말인가. 세계는 넓고 투자할 곳은 많다. 우리는 일자리 유치에서 백전백패하고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자리 창출이다. 기업들은 정부의 끊임없는 간섭과 현실성 없는 유체이탈 규제 때문에 지칠 대로 지쳐 있다. 지금 걱정해야 할 일은, 중국이란 거대한 국가의 막대한 지원 아래 급속히 성장한 중국 기업들과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장해야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직장이 만들어진다. 코로나 문제를 기업 생태계를 흔들어 해결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 시대에 생겨난 말이 있다. “코로나 문제는 정치로 해결하면 안 된다. 의료인에게 맡겨야 한다.” 이익공유제도 마찬가지다. “정치로 해결하면 안 된다. 기업인에게 맡겨야 한다.” 제발 기업의 생태계는 무너뜨리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청년들이 희망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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