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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영의 IT로 보는 세상]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 윤종영(소프트웨어학부) 교수

윤종영 님/ 캐리커처=디미닛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대니얼 코일이 쓴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는 높은 성과를 만들어 내는 상위 1% 집단들의 문화를 주제로 다룬 책이다. 미 해군 특수부대, 미 프로농구협회(NBA), 구글, 픽사 등 다양한 조직의 실제 사례를 볼 수 있는 이 책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구글의 일화다.

 

2000년대 초반, 구글은 검색 광고 시장에서 '오버추어(Overture)'라는 업계의 거인과 경쟁을 하고 있었고, 그 당시 이 두 회사의 경쟁은 다윗(구글)과 골리앗(오버추어)의 싸움에 비유될 정도로 오버추어가 압도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답답했던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어느날 회사 식당 벽에 구글 애드워즈(구글의 검색 광고 플랫폼으로 지금은 구글 애드로 변경) 에 문제가 많다는 내용의 메모를 붙여 놓았었다. 그런데 이 메모를 우연히 읽은 제프 딘이라는 엔지니어가 본인의 업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내었다는 일화다.

 

이로 인해 구글은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렸듯이 오버츄어라는 업계의 거인을 이기고 온라인 광고 플랫폼을 장악하게 됐다. 참고로 제프 딘은 현재 구글 전체의 인공지능(AI) 연구및개발(R&D)을 이끌고 있다.

 

칸막이 없는 실리콘밸리 사무실

구글뿐만이 아니다. 필자가 경험했던 페이스북이나 핀터레스트를 포함한 여러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자기 일만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남의 일에 오지랖을 떠는(?) 사람이었다. 제프 딘의 일화는 사실 실리콘밸리에서는 흔한 경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수많은 유니콘 기업과 혁신적인 기술이 탄생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실리콘밸리에는 도대체 왜 이렇게 남의 일에 관심을 쏟고 시간을 쓰는 사람이 많을까. 자신의 업무만으로도 충분히 바쁠텐데. 여러가지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칸막이 없는 사무실이 아닐까 한다. 많은 실리콘밸리 회사들이 칸막이가 없는 사무실, 그야말로 책상만 쭈욱 놓여 있는 사무 환경을 조성했다(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여러 모로 상황이 바뀌기는 했지만). 


 
이렇게 개방된 업무 환경에서는 주위에서 나누는 업무상 대화를 자연스레 듣게 된다. 그러다 서로 조언도 하고, 의견도 내게 되면서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한다. 어려웠던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내기도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혼자 묵묵히 자기 일만 하는 사람은 팀웍이 부족하고, 팀의 문제에 관심이 없는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모두가 적극적으로 토론에 참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장면들이 연출된다. 결국은 이것이 그 회사의 문화로 굳혀지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우리의 조직 문화는 최고의 팀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우리의 팀은 어떨까. 조직의 문화와 개인의 인식이 점점 더 다양화되는 우리 사회이기 때문에 함부로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아직까지는 자신 업무 바깥의 일에 관심을 가지거나 시간을 쓰면 오히려 상사나 동료의 눈치를 보게 되는 분위기가 다수이지 않을까 싶다.

 

최고의 팀은 실리콘밸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 해결과 업무 혁신을 위해 내 일 남의 일 가리지 않고 즐겁게 해낼때 우리가 바로 최고의 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는 실리콘밸리만 바라볼게 아니다. 우리의 독창성과 창의력으로 우리 스스로 최고의 팀을 만들어 내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