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에 ‘그린피 배짱장사’ 골프장… 곧 빙하기 닥친다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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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열의 네버 업 네버 인 - 景氣에 민감한 골프산업 코로나에 ‘유동성효과’ 톡톡히 골프산업, 경기침체 시작된 뒤
골프 산업은 경기와 경제 상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의 하나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대유행 극복을 위해 풀린 엄청난 유동성으로 주식과 부동산, 그리고 가상화폐 가격이 상승하면서 발생한 이른바 ‘자산효과’의 혜택을 톡톡히 봤다. 여기에 해외여행 하늘길이 막히자 연간 200만 명이 넘는 해외골프 인구가 국내 골프장으로 몰린 데다, MZ세대까지 탈출구로 골프장을 선택하며 반짝 특수를 누렸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다시 돈줄을 죄고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중 갈등 격화에 따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한국경제에도 벌써 저성장, 고물가라는 경기침체의 어두운 그늘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은 역사상 처음으로 지난 4월과 5월 잇달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7월과 10월에도 통상적인 인상 폭의 두 배인 0.50%포인트를 올리는 이른바 ‘빅 스텝’을 단행했다. 11월에도 ‘빅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최근 소비자물가 역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인 6.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존 연구나 통계에 따르면 골프 산업은 본격적인 경기침체 시작 후 대략 1∼2년 안에 심각한 불황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주가의 경우, 이미 업종 대표주인 골프존 주가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했고,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끝없이 오르기만 하던 골프장 회원권 가격도 최근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 우리는 너무 쉽게 과거를 망각하는 경향이 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와 2015년 말 중국 증시 폭락 및 성장률 둔화로 세계 경제는 큰 충격과 함께 장기간 침체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세계 최대 골프 기업이었던 아쿠쉬네트가 사모펀드에 팔렸고, 세계 스포츠계의 두 거인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차례로 골프용품 사업에서 철수했다. 국내 골프장 회원권 가격은 2008년 초 역대 최고점을 찍은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걸어 2018년 평균 회원권 가격은 고점 대비 거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골프장 경영도 갈수록 악화해 2018년 전체 회원제 골프장 중 45%가 적자 신세였다.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한 골프장이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총 77개에 이른다. 지방 회원제 골프장을 살리기 위해 부자 감세라는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2008년 말에는 2년간 개별소비세 면제와 부동산 관련 세금을 감면해주는 조세특례를 시행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 용품업체들은 너도나도 MZ세대에 초점을 둔 마케팅 전략을 전개하고, 골프웨어 시장에도 앞다투어 뛰어들었다. 그 결과, 골프용품 시장이 1조 원 남짓인데, 골프웨어 시장은 이보다 5배 이상 큰 5조7000억 원 규모로 커졌다. 골프웨어 시장이 골프용품 시장보다 크고, 심지어 미국 시장보다 크다면 분명 정상은 아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거품은 언젠가는 꺼지기 마련이다. 코로나19 대유행 특수의 달콤함에 취해 터무니없는 그린피로 배짱장사를 해온 골프장이나, MZ세대에 올인했던 용품업체들은 자신의 사업을 점검하고 곧 도래할 골프 빙하기를 극복할 새로운 전략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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