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골프 국가대항전
디오픈 예선 참가 미국·영국 선수
재미삼아 대회전 팀경기 ‘모태’
여자선수들 ‘솔하임컵’ 서 대결
미국 vs 세계연합 ‘프레지던츠컵’
아마추어 국가 대항전으로는
남자 워커컵·여자 커티스컵 유명
남녀골프 단체대항전인 라이더컵과 솔하임컵이 지난 9월에 열렸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2020년 라이더컵이 2021년으로 연기되는 바람에 각각 짝수 해와 홀수 해에 번갈아 가며 열리던 두 대회가 이제는 한 해에 같이 열리게 된 것이다.
1927년 창설돼 올해로 44회째를 맞은 라이더컵은 2년마다 벌어지는 미국과 유럽연합 간의 골프 대항전이다. 미국프로골프협회와 유러피언투어가 공동으로 대회를 주관하며 미국과 유럽 양쪽에서 교대로 개최된다. 라이더컵은 애초 미국과 영국의 국가대항전으로 시작됐다. 라이더컵이란 대회 명칭은 대회를 위해 순금 우승 트로피를 기증한 영국의 종묘상 새뮤얼 라이더의 이름에서 따왔다.
미국과 영국의 골프 대결이라는 라이더컵의 아이디어를 누가 처음 냈는지에 대해서는 골프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도 지금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대회가 만들어지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메이저대회 디오픈(브리티시오픈)을 주관하는 로열앤에이션트골프클럽(R&A)이 1926년 디오픈에 출전하려는 미국 선수에게 영국의 지역 예선 참가를 요구하면서부터다.
그전까지는 대회가 열리는 주초의 예선전만 통과하면 본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1926년부터 제도가 바뀌어 반드시 한 주 전에 열리는 36홀의 지역 예선을 통과해야만 했다. 지역 예선 참가를 위해 갑자기 대회 일정보다 한 주 일찍 영국에 오게 된 미국 선수들이 대회 개최 전까지 남는 시간에 팀을 구성해 재미 삼아 영국 선수들과 시합을 벌인 것이 오늘날 라이더컵의 모태가 됐다.
우연히 이들의 골프 대결을 구경하며 흥미를 느끼게 된 라이더가 경기 후 두 팀 대표 선수들과의 만남을 주선해 트로피 기증 의사와 함께 정기적인 대회 개최를 제안했다. 선수들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이듬해인 1927년부터 공식적으로 대회가 시작된 것이다.
1971년까지 개최된 총 19번의 대회에서 미국이 16차례나 이기며 독주하자 1973년 대회부터는 영국팀에 아일랜드를 추가했다. 이후에도 미국의 승리가 계속되자 1979년부터는 아예 유럽연합팀으로 바뀌었다. 그 덕분에 미국 대 유럽연합으로 구도가 바뀐 이후 지난 대회까지 유럽연합이 총 12차례 승리하며 9차례에 그친 미국을 앞질렀다.
라이더컵의 여성판이라고 할 수 있는 솔하임컵은 지난 1990년 앤서 퍼터 등 골프 클럽으로 큰돈을 번 세계적인 골프 용품회사 핑의 창업자 카스텐 솔하임의 제안으로 창설됐다. 라이더컵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EU의 국가대항전이다.
두 대회 모두 경기는 홀마다 승부를 겨뤄 이긴 홀의 수가 많은 쪽이 승자가 되는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승리하면 1점, 비기면 0.5점을 받아 14.5점 이상을 먼저 얻는 팀이 그해 우승컵을 차지한다. 세부적으로 사흘에 걸쳐 포섬(두 사람이 한 조로 한 개의 공으로 차례로 번갈아 가며 경기하는 방식) 8경기, 포볼(두 사람이 한 조로 각자 자신의 공으로 경기한 뒤 더 좋은 스코어를 선택하는 방식) 8경기, 일대일 대결인 싱글 매치 12경기 등 총 28경기가 펼쳐진다.
두 대회 외에도 국가대항전 성격의 대회가 생각보다 많다. 일단 아마추어 대회로 1922년 창설된 미국과 영국·아일랜드 연합팀의 남자골프 대결인 워커컵과 1932년 창설된 미국과 영국·아일랜드 연합팀의 여자골프 대항전인 커티스컵이 있다.
라이더컵에서 소외된 국가의 남자 골퍼들을 위해 지난 1994년 시작된 세계 연합팀과 미국팀의 대결인 프레지던츠컵, 솔하임컵 외에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타 지역의 여자 골퍼들이 출전할 수 있는 무대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2014년부터 열린 인터내셔널 크라운, 1982년부터 단체전 금메달을 수여하는 아시안게임도 빼놓을 수 없는 골프 국가대항전이다.
최우열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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