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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와 하수는 ‘드라이버샷 차이’ … 비거리 늘리려면 ‘근육’ 키워라[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장타 치고 싶다면

평균 비거리 29.26m 차이
그린 적중률과 퍼팅 거리는
드라이버샷에 큰 영향받아
결국 스코어에 결정적 역할

점프 동작으로 힘줄 자극하는
‘플라이오메트릭’ 훈련 효과
PGA 호블란 체력 키워 성공

 

“장타 치기를 단념했다면 그것으로 당신의 인생도 끝이다.”

 

199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우승으로 한국의 박세리가 그랬던 것처럼 1957년 골프 국가대항전인 캐나다컵 우승으로 일본 열도에 골프 붐을 불러일으킨 주인공 나카무라 도라키치(1915~2008)의 말이다. 골퍼들이 느끼는 장타의 중요성과 절실함을 이보다 솔직하게 잘 드러낸 말이 있을까 싶다.

 

사업에서 현금이 왕이라면, 골프에서는 장타가 왕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이득타수’(SG)란 획기적인 경기통계를 만든 골프통계 전문가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의 마크 브로디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골프에서 고수와 하수를 가르는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드라이버샷이다. 특히 샷의 방향보다는 거리에서 실력 차가 더 두드러지는데 아마추어 고수와 하수의 평균 드라이브 거리 차는 32야드(약 29.26m)로 세 클럽 정도다. 이런 드라이브 거리 차는 그린 적중률과 퍼팅 거리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쳐 최종 스코어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장타의 중요성은 프로골퍼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그래서 기를 쓰고 거리를 늘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거리를 늘리는 가장 확실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근육을 키우는 것이다. 시속 100마일 이상의 스윙 스피드를 내려면 약 4마력의 힘이 요구되고 인간이 4마력의 힘을 만드는 데는 약 30파운드(13.6㎏)의 근육이 필요하다.

 

프로골퍼 중에는 타고난 신체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거리를 늘려 시쳇말로 팔자 고친 이가 많다. 올 시즌 PGA투어 플레이오프에서 페덱스컵과 1800만 달러(약 238억 원) 보너스의 주인공이 된 빅토르 호블란(26·노르웨이)이 대표적이다.

 

178㎝의 키와 75㎏의 아담한(?) 몸매의 소유자인 호블란은 거리를 늘리지 않으면 자신이 경쟁력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일찌감치 장타를 위한 체력 훈련의 중요성에 눈을 뜬 그는 대학 시절부터 전문 트레이너와 함께 체육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특히 거리를 늘리기 위해 단순 근력이 아닌 ‘플라이오메트릭’ 같은 파워 향상 훈련에 중점을 두었다. 플라이오메트릭은 1950년대 후반 러시아의 전설적인 육상코치 유리 베르코샨스키가 창안한 훈련법이다. 점프 동작 등을 통해 근육 수축에 관여하는 근방추와 골지힘줄기관을 자극·강화해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생성시키는 원리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김수지(26) 역시 거리를 늘려 인생 역전에 성공한 사례다. 키 163㎝의 김수지는 2014년 프로 데뷔 이후 3부와 2부 투어를 거쳐 2017년 정규 투어 입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4년 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다 급기야 투어 출전권까지 잃고 말았다.

 

다행히 시드순위전에서 기사회생했지만 뭔가 변화가 필요했다. 2020년 김수지의 평균 드라이브 거리는 226.7야드로 전체 선수 중 87위였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6위였지만 그린 적중률은 90위에 그쳤고 라운드당 평균 버디도 2.25개로 95위에 불과했다. 짧은 드라이브 거리로 다른 선수보다 먼 거리에서 그린을 공략해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김수지는 거리 늘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1월부터 4월까지 넉 달 동안 동계 훈련 내내 하루 2시간씩 근력 강화에 매달렸다. 식단도 바꿔 단백질 섭취량을 늘렸다. 김수지의 노력은 곧바로 보상받았다. 이듬해 그녀의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243.2야드로 늘었고 그린 적중률은 9위, 버디 수도 평균 3.3개로 12위였다. 2차례 준우승을 포함해 그렇게 간절히 바라던 우승을 2번이나 하며 완전히 다른 선수로 거듭났다.

 

두 사람만큼은 아니더라도 주말골퍼들 역시 약간의 노력만으로 얼마든지 드라이브 거리를 늘릴 수 있다. 평소 틈나는 대로 스쿼트나 플랭크 등 간단한 운동으로 코어 근육을 강화하고,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 최대한 힘껏 빠르게 스윙하는 데 집중해 한 번에 5∼8회씩 연습 스윙을 3∼4차례 반복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스포츠심리학 박사,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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