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기획특집
국민인에게도 좌우명이 있습니까? #2

 

늘 자리 옆에 적어놓고 자기를 경계하는 말 또는 가르침으로 삼는 말이나 문구. 바로 좌우명의 뜻이다. 유명인이나 성공한 사람들의 좌우명이 함께 유명세를 타는 이유는 바로 이 짧은 한마디 속에 그들의 성공비결이 숨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비록 거창하고 멋진 문구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하루를 비추어보고 반추하여 마음에 새기는 좌우명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에 한걸음 가까워진 듯 보인다. 과연 국민*인들은 어떤 사연을 통해 탄생한 좌우명을 갖고 있는지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자. 

 


원래 이 좌우명은 링컨이 항상 마음에 새기던 좌우명으로 많이 알려져 있던데 그건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고 처음엔 군대에서 접하게 되었어. 가장 친했던 후임이 영창을 다녀온 후에 그곳에서 읽은 책의 구절 중 가장 와 닿은 거라며 말해준 것인데 그동안의 일들을 많이 반성하는 듯 한 그 친구의 이야기가 진심으로 와 닿아서인지, 그동안의 내 모습에 많이 부끄러워지더라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 계기랄까?

남을 비난하거나 비평하는 것 그리고 잔소리를 하는 것은 어떤 바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반면 이해와 관용은 정말 뛰어난 성품과 극기심을 갖춘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미덕이라고 생각해. 영국의 유명한 사상가 카알라일은 이렇게 말했어 "대인은 소인을 다루는 솜씨로써 그 위대함을 보여준다."라고.

그 후에 일방적으로 남에게 안 좋은 모습만 보며 험담하는 대신 상대방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좋은 모습만 보려고 노력하게 되었어. 그러다 보면 남들에게 숨겨져 있던 장점을 발견하기도 해. 요즘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친구들도 한번쯤은 생각해보면 좋을 문구라고 생각해.

 

 

많은 사람들이 어떠한 난관에 봉착했을 때 긍정적인 마인드로 극복해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이러한 방법을 크게 믿지 않는 편이야. 긍정적인 생각만으로는 현실 속 문제점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거든.

사실 내 좌우명엔 조금은 부끄러운 사연이 숨겨져 있어. 중학교 시절 좋아하는 여자 아이에게 고백을 한 뒤 그 사실을 자랑삼아 아이들에게 소문내고 다녔었어. 그때는 그 아이 역시 나를 좋아할 것이라는 막연한 '긍정의 힘'을 굳게 믿었으니까. 하지만 결과는 보기 좋게 차이고 말았지. 1년 내내 아이들한테 놀림의 대상이 되어 버렸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술자리에서 가끔씩 회자되기도 해.

더욱 놀라운 건 나중에 알게 된 건데 그 여자 아이가 내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혼자 소문을 내고 다니고 가볍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 거절했다고 하더라고. 아!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내가 왜 긍정의 힘 따윈 믿지 않겠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최악, 그 보다 더한 최악을 생각하면서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대비하고 준비하자. 앞으로 절대 변치 않을 내 좌우명 어때?

 

초등학교 과학수업 때, 하루살이라는 이름을 가진 곤충이 있다는 것을 배웠어. 그 당시엔 하루살이들이 단 하루밖에 못사는 줄 알고 주어진 시간이 단 하루라는 사실이 슬프기도 하지만 그만큼 최선을 다하면서 하루에 충실 한다는 점이 멋져 보였어. 그래서 나도 하루살이처럼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인 것처럼 그 하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생각했지.

지금은 하루살이가 정말 하루만 살다 죽는 곤충이 아니라는 건 알았지만 초등학교 때 나의 마음에 들어온 하루살이에 대한 생각만큼은 변치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 좌우명을 계속 지켜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 미래를 생각하고 달려야 하는 바쁜 일상 속에서 현재의 내 모습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좌우명 어때?

외국에선 내 명언을 멋진 말로 카르페 디엠 [carpe diem] 이라고도 하는 것 같아. 그래도 난 특이한 내 명언이 더 멋진 것 같아.

(카르페 디엠 [carpe diem] - '현재를 잡아라(영어로는 Seize the day 또는 Pluck the day)'로 번역되는 라틴어(語)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자주 이 말을 외치면서 더욱 유명해진 용어)

 

내 종교가 기독교인 영향 덕분인지 '선'과 '악'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야. 특히 요즘 세상엔 도저히 인간이 한 일이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악한 사건들이 많이 벌어지잖아? 그런 걸 보면 항상 안타까움을 느끼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었어. 선경에 나오는 "그리스도의 향기만을 풍기는 그런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자"라는 구절을 조금 단순화해서 마음속에 좌우명으로 삼았지.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중국으로 해외봉사를 다녀왔는데 그 곳에서 바깥세상과는 단절되어 그들만의 문화를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고 그들의 순수함과 선함을 그대로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지. '선'이라고 하는 것은 사람들 사이에서 쉽게 전파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나부터 선하게 살다보면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씩 퍼져서 함께 어우러지지 않을까 싶어서 스스로 좌우명을 가지고 살아가려고 해.

 

한 때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라는 책이 베스트 셀러로 주목 받으면서 지금까지도 취업 준비생들에게 필독서로 통하고 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이 진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말이다. 남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만큼 자신의 행동에 책임감을 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아직 좌우명이 없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경험이 묻어나는 좌우명을 하나쯤 정해서 가까운 친구에게라도 알려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