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기획특집
플래시몹, 예술 그리고 창작을 몸으로 표현하다

 

예술, 창작과 저작권이라는 교양수업에서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소리 소문 없이 플래시 몹(flash mob)을 기획했다. 지난 30일에 교실에서 공부해야 할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모두 민주광장에 모여 있는 의아한 일이 벌어졌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민주광장에는 책 읽는 학생들, 캐치볼 하는 학생들, 벤치에 앉아 친구들과 수다 떠는 학생들로 북적이었다. 그러다가 어디선가 갑자기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하고 나타난 누군가가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면서 관심을 끌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지나가다가 사탕을 받은 학생들은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10월의 마지막 날을 하루 남기고, 서양에서 귀신으로 분장하고 치르는 연례행사인 할로윈을 흉내 내어서 학생들과 함께 즐기고 웃자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사탕을 나눠주었다. 자연스레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자,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에 하나 둘 각자 하던 일을 멈추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크게 울려 퍼지는 음악소리와 함께 주변에 있던 학생들도 똑같은 동작의 춤을 따라 추며 모이더니 점차 커다란 대형을 만들어 갔다. 수업을 가던 국민*인들의 발걸음들이 멈추고 주위 모든 학생들의 시선은 조르바 춤을 추는 학생들에게 하나같이 집중되었다.

 

조르바 춤은 영화 "희랍인 조르바"의 마지막 장면, 주인공 두 남자가 그리스 춤 Sirtaki를 추는 모습을 떠올린다. 이 명장면에서 그리스 전통악기 부주키로 연주하는 음악은 4/4박자로 느리게 시작하여 속도가 격렬하게 빨라지면 2/4박자로 바뀐다. 강렬한 리듬은 듣기만 해도 사람의 피를 끓게 만드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이 춤은 그리스 전통무용이 아니라 Giorgos Provias란 안무가가 이 영화를 위해 특별히 안무를 한 것인데, Zorba Dance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춤추는 사람들은 일렬로 늘어서서 다리를 천천히 끄는 동작과 팔짝 뛰는 동작을 되풀이하는 안무를 따라한 것이다. 

 

음악이 끝나자 하나가 되어 춤을 추던 학생들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흩어져 돌아갔다. 그래서 구경을 하고 있던 국민*인들은 이들이 누구이고 왜 이런 춤을 췄는지 궁금하였을 것이다. 구경하던 학생들은 갑작스럽게 하나 둘 모여서 50명 가까이 되는 학생들이 똑같은 춤을 추는 모습을 재밌게 보기도 하고 조금 놀라고 황당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래서 국민*인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플래시몹을 어떻게 기획하고 어떤 의도가 숨어있었는지 예술창작과 저작권 이동기 교수님께 여쭤보려 했지만 교수님은 "살면서 언젠가 춤에 참여한 사람들이 왜 그랬을까를 생각하는 순간이 오길 바란 것뿐이지 그 이유를 알려주려고 한 것은 아니에요."라는 말씀으로 대신 답하셨다. 그래서 플래시몹에 대한 해석은 학생들 스스로에게 맡겨졌다.

 

예술, 창작과 저작권 수업시간에 기획한 플래시몹은 이번 2학기 수업을 시작하며 교수님도 처음으로 학생들과 시도해보는 수업이었다. 교수님의 첫 시도인 만큼 플래시몹에 참여한 학생들에게도 플래시몹과 조르바 춤은 분명 생소했을 것이다. 아무리 계속 반복되는 동작의 춤이었다 해도 점점 빨라지는 박자에 사람들과 호흡을 맞춰가며 안무를 따라 하기도 만만치 않았을 텐데 학생들은 플래시몹을 어떻게 준비하고, 무엇을 느꼈는지 참여한 소감을 들어보자.

 

국민*인들이 예술 창작과 저작권 수업시간에서 함께 만든 예술을 몸으로 자유롭게 표현한 것처럼, 앞으로 자신의 꿈도 미래도 스스로 창작하여 멋지게 표현해 나가기를  바란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도 즐긴다는 생각을 가지고 항상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