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기획특집
은평의 천사들과 함께한 꿈자람 축구대회

2014년 10월 3일 개천절, 망원유수지 체육공원의 운동장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서울시와 서울시아동복지협회가 개최하는 '제 40회 아동복지시설 꿈자람 체육대회'의 축구경기에 국민대학교와 오랜 인연을 맺어온 *은평천사원의 아이들이 참가했다. 이 날의 승부는 매 주 토요일마다 국민대학교 잔디구장에서 땀을 흘려온 은평천사원의 어린 선수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해온 5명의 학생들에게도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재치 있는 응원 피켓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은평의 천사들. 그렇다면 지금부터 그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국민대학교와 결연 후원, 물품 후원, 재능기부 등으로 인연을 맺고 있는 '은평천사원'은 우리 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지원해주는 '엔젤스헤이븐'의 부속기관으로, 아동복지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제 40회 아동복지시설 꿈자람 체육대회'의 종목은 축구, 농구, 발야구 등 다양하지만, 이 날 진행된 경기 종목이 축구였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아이들의 몸을 풀어주고, 경기 중에도 수시로 코치를 해준 체육대학 체육학부 권오황(스포츠경영전공, 09학번) 학생, 배우람(스포츠건강재활전공, 10학번) 학생, 차명근(스포츠경영학전공, 10학번) 학생, 김훈겸(스포츠경영학전공, 10학번) 학생, 이학용(체육학전공, 10학번) 학생 다섯 명은 2014년 초부터 매 주 토요일마다 은평천사원의 아이들이 국민대학교의 잔디구장에서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지도 해준 축구 선생님들이다. 마땅히 축구를 즐길 시설이 없고, 체계적인 훈련도 하지 못하던 아이들에게 체육학 전공자로서 할 수 있는 재능기부를 택했다.

자신들의 재능기부에 대해 김훈겸 학생은 "국민대학교와 은평천사원의 교류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고민을 하다, 전공 특기를 살려서 축구 교실 수업을 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다만 아이들에게 축구만 가르치는 '축구 선생님'이 아니라, 아이들과 친근하게 지내고 '축구도 가르쳐주는 형'이 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축구 교실 선생님이라는 역할에 한정되지 않았다. 거기에 애정과 관심을 더해 아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했다. 은평천사원의 아이들을 대하는 학생들의 태도에서 진심을 엿볼 수 있었다.

 


국민대학교와 은평천사원과의 교류는 축구 교실을 통한 재능기부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2월에 처음으로 천사원을 방문하여 입학 및 개학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원생들을 위한 축하공연과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4월에는 '은평천사원 원우 초청 새봄맞이 나들이' 행사를 통해 은평천사원의 아이들을 위한 바비큐 파티, 국민대학교 캠퍼스 투어 등의 시간을 가졌다.

해공 신익희 선생 등 임시정부 요인이 주축이 되어 민족재건을 위한 인재양성을 위해 설립된 국민대학교의 건학이념에 따라 지역사회 발전과 훌륭한 인재 양성을 목표로 두고 있는 유지수 총장은 교육을 통한 사회불평등 해소를 위하여 지난 7월 '가온누리 장학금'을 신설하였다. 2015학년도부터 시행 되는 '가온누리' 장학제도는 아동복지시설(보육원, 위탁가정) 출신학생이 국민대학교에 진학을 할 경우 성적에 관계없이 4년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여 경제사정으로 인하여 학업에 전념하지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지원하는 국내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 장학제도이다. 은평천사원 축구교실, 학과 및 특기교육 지원, 가온누리 장학제도 신설 등 대학의 사회적 공헌활동에 앞장선 국민대학교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유지수 총장은 지난 6월 한국아동복지협회로부터 감사패를 수여받기도 하였다.

 

은평천사원의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하기 전 다 함께 모여 파이팅을 외쳤다. 주심의 휘슬이 운동장에 울려 퍼진 후, 잠시도 쉴 틈이 없이 선수들은 열정적으로 움직였다. 볼을 잡기 위해 자신보다 덩치가 큰 상대 선수들에도 몸을 사리지 않고 들이대어 뺏어내는가 하면, 헤딩을 하기 위해 과감히 점프를 해 상대 선수와 부딪쳐 바닥에 구르기도 하는 등 지금까지 배운 기술과 실력들을 한 껏 펼치기 위한 선수들의 의욕적인 움직임을 지켜볼 수 있었다. 필사적으로 뛰는 선수들의 열정에 뒤지지 않게, 관중석에서는 선수들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진 피켓을 흔들며 응원하는 친구들, 그리고 끊임없이 경기를 코치해주는 다섯 학생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후반전이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경기와 응원전의 연속이었다.

 

드디어 경기가 끝났다. 열심히 시합을 한 은평천사원의 선수들은 상대편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응원석으로 와서 응원을 해준 친구들과 은평천사원 선생님, 다섯 명의 학생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경기에서 아쉽게 지기는 했지만 작년 경기와 비교해 많이 성장한 것이 눈에 뛰었다고 한다. 점심시간이 되자 국민대학교에서 은평천사원의 아이들을 위해 주문한 특별 도시락이 도착하였다. 아이들은 식사를 하면서 형들과 마주 앉아 아쉬웠던 경기 이야기, 지금까지 재미있게 훈련을 해온 이야기, 앞으로의 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은평천사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대명(은평천사원 교사) 선생님은 이번 승부에 대해 "오랜 기간 열심히 준비를 했는데, 짧은 경기 시간만으로 끝이 났다. 결과적으로 아쉽게 패해서 속상하지만, 아이들이 축구를 좋아하고 즐기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성장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물심양면으로 은평천사원의 아이들을 지원해준 학생들과 국민대학교에 대하여 "은평천사원에서는 아이들이 축구를 즐길만한 마땅한 공간조차 없었는데, 국민대학교에서 주말마다 공간을 제공해주고, 코치 선생님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쳐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라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재능기부. 과거에는 금전적 기부가 주류를 이루어 왔다면, 최근에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바탕으로 한 기부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는 지금 당장 금전에 대한 여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현재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발휘하여 다른 사람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에게는 단지 약간의 수고로움을 감수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삶의 원동력 혹은 희망이 되어 줄 수 있다. 은평천사원의 아이들에게 전해진 작은 손길이 계기가 되어, 훗날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또다시 손길을 건네는 어른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날의 열정을 발판으로 삼아 성장해나갈 천사들의 날개 짓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