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기획특집
국민대 열정의 만학도, 그 두번째 이야기 / 양정숙(국어국문 07)

살다보면 누구나 못 이룬 꿈이 있다. 대개는 그 꿈을 잊고 살아가지만 누군가는 그 꿈을 위해 작지만 큰 걸음을 내딛는다. 지금부터 소개할 세 명의 국민인은 그 못 다한 꿈을 향해 우리와 함께 나란히 트랙에 선 분들이다. 많은 길을 돌아서 이곳에 온 대신, 더 큰 열정과 떨림을 안고 펜을 잡은 그들.

국민대 열정의 만학도들의 이야기

조금 늦었지만 괜찮아

공부를 늦은 나이에 시작하게 된 이유

우리 시대만 해도 여자들은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바로 산업전선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았죠. 여자가 대학에 간다는 것은 소수의 선민에게만 해당되었고 많은 사람들에게는 먼 이야기였어요.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학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던 것 같아요. 결혼해서 평범하게 살았죠. 그런데 결혼하고 보니까 제 주변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이 많아서 대학을 다니지 못한 콤플렉스가 생기게 되었고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한문 자격증을 따려고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쉬엄쉬엄 하라며 수필집 한권을 건네줬어요. 남편 친구의 아내가 쓴 수필집이었는데 저자의 학력과 약력이 참 화려하더라고요. 저는 그걸 보고 참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 때 남편이 제 마음을 읽었는지 연필을 정성스레 깎아 주면서 대학공부를 해 보라고 권유하더라고요. 그 전까지는 사실 대학공부를 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 해보다가 그 일이 계기가 되어 공부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어요.

국민대학교를 선택한 이유

예전부터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특히 한문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렇게 계속 알아보다 보니 국문학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선생님께서는 2005년에 한국일보에서 주최한 가정의 달 수기에 우수상으로 채택되신 경험도 있으셨다.) 아마도 이런 것들이 국민대 국문과에 오게 된 이유 같아요. 저를 입학시켜주셔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교수님들과 국민대학교에 참 감사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앞으로 국어국문학과에서 기초를 공부하고 나중에는 대학원에서 한문학을 공부하고 싶어요.

좋은 점, 힘든 점

대학에 처음 입학했을 때 만학도가 한 둘 쯤은 있을 줄 알았는데, 주위를 둘러보면 어린 학생들뿐이라 쑥스럽고 어색하고 외롭고 불편했어요. 그러나 우리 07학번 국문과 학생들이 저한테 너무너무 잘해줬어요. 우리 국문과 07동기 55명 모두가 어깨동무를 해주어서 제가 편안한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었어요. 남학생들은 지금 거의 군대를 갔는데 휴가 나오면 전화를 해요. 이 친구들 정말 고마워요.

가장 힘든 건 공부를 할 때 느끼는 점인데요. (머리에)들어올 땐 뜸을 드리면서 힘들게 들어오고 날아갈 때는 뒤도 안돌아보고 매정하게 가버린다고나 할까요?(웃음) 제가 지금 50대인데 어쩌겠어요. 욕심 부리지 않고 (머리에)남는 만큼만 공부해야죠.

그래도 대학을 다닌다는 그 자체가 행복하고 좋은 점이죠. 입학 처음에는 언제 4년이 지나가나? 하면서 심란하기도 했었는데 ‘이제 1년 반밖에 안 남았구나!’하는 생각으로 아쉽기만 합니다.

국민인들에게 한마디

사무엘 울먼의 ‘청춘’이란 시가 있어요.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을 잃었을 때 비로소 늙는다.”비록 나이가 70이 되어도 꿈이 있으면 청춘이라는 거죠. 꿈이 있고 이상이 있는 한 저도 청춘입니다. 학생들에게는 “시간을 낭비하면 만회할 길이 없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젊은 학생들이 시간을 아껴서 열심히 공부하고 확실한 자기의 길을 찾았으면 합니다. 특별히 우리 국문과 07들에게 졸업하는 날까지 어깨동무 해줄 것을 부탁합니다. ^^

지금 이글을 읽는 국민인들에게는 청춘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꿈과 이상이 존재하는가. 혹시라도 이 질문에 답변하기가 조금 망설여진다면, 그대들의 몸과 마음은 이미 청춘이 아닐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너무 걱정하진 말자. 사무엘 울먼의 말처럼 청춘은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이므로, 당신이 꿈과 이상을 찾는 그 순간,

청춘이 다시 당신에게 손을 내밀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