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기획특집
[해외활동 Specialist #2] 쓰레기 더미에서도 꽃이 예쁘게 피는 곳을 아세요?

 

 

 

 뜨거운 여름 방학, 사람들이 하나 둘씩 떠나기 시작했다. 친구 J양은 어학연수를 간다며 필리핀으로 훌쩍 떠나버렸고, 바람처럼 떠도는 것이 졸업하기 전 목표라던 A군은 공항에서 어느 날 갑자기 작별 전화를 했다.

 그런가하면 학교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국제 교류 프로그램에 지원, 해외로 활동을 나서는 친구들도 있다. 이들은 보람찬 계획, 설레는 꿈, 해내겠다는 의지 등을 마음속에 가득 싣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돌아올 땐 이보다 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것들을 마음속에 담아 돌아올 것이었다.

 이렇게 누군가는 자비로, 누군가는 학교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해외로 떠났다. 떠날 돈도, 미처 학교 프로그램에 지원하지 못한 대학생들은 고민에 빠진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물론 방법은 다양하다. 인터넷 서핑을 조금만 해도 대학생들의 해외 활동을 후원해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국민대학교 경영학과 최영은 학생 도 바로 이런 외부 프로그램을 이용해 2009년 2월 해외 봉사를 다녀왔다. 현대-기아 자동차 그룹에서 지원하는 Happy Move 글로벌 청년 봉사단 을 통해서였다.

 Happy Move 글로벌 청년 봉사단은 외부 프로그램답게 전국에 있는 수많은 대학과 그 대학들의 수많은 학생들이 지원했다. 서류 면접만 하더라도 30:1의 경쟁률을 뚫어야 했다. 이 경쟁을 뚫고, 또다시 면접을 통과한 자만이 Happy Move 글로벌 청년 봉사단의 자격이 주어졌다.
 최종 합격했다 하더라도 떠나기 전까지 문화교류, 교육 프로그램 등을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었다. 떠나고 나서도 낯선 해외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수많은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고, 그리고 해외로 떠났다. 다녀온 후에도 학생들은 해외 봉사 활동에 대한 특별함을 잊지 못했다. 대체 해외 봉사 활동 속에 숨겨진 그 특별함은 무엇일까? 최영은 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Happy Move 글로벌 청년 봉사단 활동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Happy Move는 현대-기아 자동차 그룹에서 지원하는 해외 봉사활동이에요. 지역봉사, 의료봉사, 요리봉사로 세 분야로 나눠집니다. (지금은 요리봉사는 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어요) 전 해피무브 2기로 2009년 2월에 지역봉사 인도 첸나이를 다녀왔습니다. 지역봉사는 보통 건설, 교육, 환경 정화 등의 작업을 하는데요. 저희 팀은 학교에 가서 화장실 건설을 하고, 매 시간마다 학생들에 대한 세계화 교육을 했습니다. 틈틈이 문화교류 파티도 했고요 ^^ 환경정화 같은 경우에는 저수지 정화작업이나 나무심기 등을 했어요.

 
 #평소에 봉사 활동에 관심이 많았어요? 청년 봉사단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다들 봉사활동보단 어학연수나 여행으로 해외로 많이 떠나잖아요.

 -대학에 입학하고, 항상 해외봉사 활동을 해 보고 싶단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친구가 워크캠프로 인도를 다녀 온 후 적극 추천도 해 줬고요. 어학연수나 여행보다는 훨씬 더 값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봉사활동 자체도 의미 있었지만, 힘든 상황 속에서 제 자신에 대한 시험도 해 보고 싶었고요.


 #Happy Move는 주최측에서 전액 지원하는 거고, 유명기업에서 주최하잖아요. 그래서 경쟁률이 엄청났을 것 같은데, 선발되기 전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

 -서류 면접 같은 경우 30:1 이상이였다고 알고 있어요. 전형은 서류와 면접 과정이 있었는데요.
  서류면접 같은 경우에는 지원동기, 경험, 앞으로의 포부 등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서류면접 통과 비결을 묻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솔직히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또한 ‘왜 가고 싶다’가 아닌 ‘가서 어떻게 하겠다’ 위주로 쓰는 것이 더 좋고요.
  면접은 시험기간이랑 겹쳐서 일정을 맞추기 어려웠어요. 아침 8시 면접이었는데, 지각은 감점이 있으니 절대 피하시구요^^ 현대-기아차의 전통에 맞춰 3분 스피치를 했습니다. 3분 스피치는 자기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준비 해야 돼요. 실제 면접장에서 본 다른 면접자들은 마술이나 꽁트를 짜오는 경우도 있었어요. 질문은 시사상식부터 자기소개서에 있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가끔 국제 정세나 어려운 질문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

 

 


 #봉사활동을 떠나기 전에 한국에서 따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았죠? 에피소드 좀 들려주세요^^

 -인도는 한여름이라 모기약, 반팔, 모기장 등이 필요했어요. 봉사활동을 떠난 것이 (한국에선)겨울이라 여름 필수품을 챙기는 것이 가장 어려웠죠. 인터넷 주문은 물론, 동대문 등을 돌아다니면서 장비를 구비한다고 팀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어요.
  또 문화교류,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준비도 필요했는데요. 저희는 문화교류로 태권무와 난타를 준비했어요. 태권무를 자꾸 율동화 시켜서 팀원들에게 놀림을 받았는데, 그게 지금 큰 추억이에요. 또한 난타 같은 경우엔 박자를 외우기 힘들어 고생을 많이 했어요. 20명이 팀원을 이뤘기 때문에 지방팀, 서울팀, 경기도 팀 등으로 나뉘어져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도 애를 먹었죠.


 #인도에 도착했을 때, 그리고 봉사활동을 시작한 첫 날 어땠어요?

 -인도에 도착했을 때 가장 놀란 것은 냄새였어요. 인도스러운 냄새가 정말 잊을 수 없어죠. 그리고 인도는 공항 화장실조차 휴지가 없어요. 각 칸 마다 손을 씻을 수 있는 물만 있을 뿐이죠. 화장실 문제가 가장 큰 충격이었어요. 게다가 정말 많은 모기, 더러운 화장실, 무덥덥한 날씨 2주간의 시간이 너무 걱정 됐죠.
  봉사활동 처음 시작한 날은 인도아이들의 너무 큰(?)환대에 놀랐어요. 외부인 접촉이 잘 없던 동네라 이방인을 신기해해서, 모든 시선이 저희에게 쏠렸습니다. 저희가 하는 말, 행동, 말투 까지 따라하며 봉사활동 내내 함께 놀아 줬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인도학생들과 함께 노는 느낌이었어요. ^^

 

 


 #12박 13일 동안 머물면서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이 정말 많았을 것 같아요. 특히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나요?

 -인도에 있던 시간동안 손으로 밥을 먹었던 것이 기억나요. (문화 상대성을 이해하기 위해 처음에는 반강제(?)로 시작했지만 어느덧 익숙해지더라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뽑자면, 인도학생들과 함께 했던 문화교류와 체육대회예요. 춤과 운동은 전 세계에서 다 통한다는 말을 직접 느낄 수 있었죠. 저희가 준비한 태권무가 앵콜 공연까지 제의를 받은 것은 물론, 인도의 초등학생들이 추던 인도 전통춤에 가장 감동을 받았습니다. 또한 함께한 축국, 닭싸움, 줄다리기는 잊지 못할 추억이고요.
  또 다른 기억은 ‘팀원’들과의 우정이에요. 고향도 다르고, 학교도 다른 20명의 학생들이 모여서 팀을 꾸려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거든요. 그래도 저희 팀이 한 번도 싸우지 않고 봉사활동을 마칠 수 있었던 이유는 매일 밤마다 대화를 나눈 시간을 마련했기 때문이에요. ‘마니또’를 정하고, ‘칭찬합시다’라는 내용으로 팀원들을 다독이고, 칭찬하며 우정을 쌓았어요. 또한 힘들 때 함께 도와주고, 즐거울 때 함께 웃어주면서 인도의 봉사활동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 줬어요.
 

 #봉사활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아쉬운 점들도 많았을 것 같아요. 첫 날이랑 비교해서 달라진 것들도 있을 것 같고요. 어떤 점들이 아쉬웠고, 또 어떤 점들이 변했는지 궁금해요.

 -저희가 간 첸나이는 쓰레기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었어요. 그 곳에서도 인도인들은 항상 웃어요. 화내는 일도 없고 욕심도 없죠. 항상 현실에 만족할 줄 알았고, 감사할 줄 알았습니다. 쓰레기 더미에서도 꽃이 정말 예쁘게 피더라고요. 그 꽃들이 인도 사람들의 국민성을 대변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떠나기 전까진 경제력이 훨씬 좋은 한국이 행복하고, 우리는 가서 도와주고 온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았어요. 오히려 만족할 줄 아는,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배웠어요. 덤으로 팀원들과의 우정, 희생도 따라 왔고요. 이제는 주변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어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해피무브 활동은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에요. 꾸준히 국내 봉사활동도 하고 있고, 친목도모도 하고 있죠. 봉사활동의 연을 끝까지 놓지 않을 계획이에요 ^^
  4학년이나 보니 취업준비로 한창인데요. 지금 하고 있는 인턴생활 열심히 하고, 기회가 된다면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다녀오고 싶습니다. (베트남으로도 해외 봉사를 떠나 보았는데 베트남의 경험도 잊지 못 할 추억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