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기획특집
[직업의 세계] 패션 디자이너 김동률

2000년,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의상디자인학과 입학. 2008년, 국민대학교 공로상 수상과 함께 수석 졸업. 여자는 어떤 옷을 입고 싶어 하는지, 남자는 여자가 어떤 옷을 입었으면 하는지에 대해 고민. 2008년 여성복 ‘률앤와이’ 런칭 후, 약 8개월 만에 세컨 브랜드인 ‘률앤와이 넥스트도어’ 런칭. 욕심많은 디자이너 김동률. 옷을 향한 욕심과 열정으로 가득한 그를 만났다.

현재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패션 디자이너는 매체에서 비춰지는 모습이 멋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어떤가?

: 매체에서는 주로 패션쇼 위주의 화려한 면만을 다루기 때문에 일반 대중들에게 인식이 그렇게 박힌 것 같다. 보여 지는 부분과 실제는 많이 다르다. 일하는 시간만 따져도 엄청나고, 힘든 부분도 많다.

졸업을 하기도 전에 모 방송사에서 주최한 신진디자이너 컬렉션에서 최종 8인에 선발되었다. 스스로가 생각했을 때, 최종 8인에 선발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 열심히 했고, 운도 좋았다. ‘경쟁’이라는 생각보다, 가는 길이 같은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과 서로 마음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최종 8인에 선발되는 건 분명 좋은 일이지만, 내가 단지 컨테스트만을 위해 옷을 만드는 것이 아니였기 때문에 그 자체에 그리 큰 비중을 두고 있지는 않았다.

요즘 방송사에서 패션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 디자이너로 선발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발되는 것이 다가 아니다. 실제로 나와 같이 컨테스트에 참여해서 선발된 친구들 중에 지금 활동을 하지 않는 친구들도 있다. 일단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자 하고, 어떤 길을 갈 것인가에 대한 확고한 정립이 이루어지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심화전공 수석졸업에 국민대학교 공로상까지 수상했다. 공부만 했을 것 같지는 않은데(?!) 비결은 무엇인가?

전공은 원래 좋아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즐기면서 열심히 할 수 있었다. 교양 과목은 정석대로 공부 위주로 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것과 수업을 접목시켰었다. 예를 들어, 나는 음악을 좋아했기 때문에 과제를 음악으로 만들어 제출하기도 하고, 발표를 할 때 앞에 나가서 공연을 한 적도 있다. 누구나 그렇듯 모든 수업이 흥미롭고 재미있을 수는 없다. 나는 굳이 정석대로 하지 않고 즐기면서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수석졸업, 해외에서의 훌륭한 성과를 토대로, 졸업 후에 좋은 기업의 디자이너로 들어갈 수도 있었을텐데, 왜 굳이 브랜드를 런칭 할 생각을 했나?

: 몇몇 대기업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기도 했다. 사실, 내가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 보다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더 안정적이긴 하다. 하지만 나는 원래 회사에 소속되기를 원치 않았고, 내 브랜드를 하고 싶었다.

학생 때 하던 야간작업이 그리울 때...

: 야간작업은 지금도 충분히 하고 있기 때문에 그립지는 않다.(웃음) 지금은 하고 싶은 대로 옷을 하지 못한다. 회사를 꾸려나가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분도 신경 써야 하고, 기타 등등 신경 쓸 곳이 많다. 하고 싶은 것을 100% 다 할 수는 없다. 반면, 학생 때는 주변 상황과 관계없이 내가 하고 싶은 옷을 했다는 것. 그 점이 학창시절을 그립게 한다.

디자인 한 의상을 보면 심플하고 세련되다. 그러나 트렌드에 많이 치중하는 것 같지는 않다. 브랜드 컨셉인가?

: 사실 트렌드를 따르는 것보다도 아이덴티티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어차피 트렌드라는 것은 돌고 도는 것이니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다 보면, 내 것이 트렌드가 될 때가 분명히 온다. 굳이 트렌드는 안 따라도 된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의 영감을 어디서 얻는가?

: 디자인의 영감은 여기저기에서 다 얻는다. 그것이 사물일 때도 있고, 문화일 때도 있고, 하나의 단어일 때도 있고, 뮤즈일 때도 있다. 저번 f/w 시즌에는 건축기법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번 s/s 시즌은 progress, '과정'이라는 단어를 두고 영감을 얻었다. 시즌마다 영감을 얻는 부분은 다르다.

패션계에 직접 몸 담고 있는 디자이너로써 남들과는 다른 스타일링 철학이 있을 것 같다.

: 한마디로 Not too much. 과하지 않게...

한국 젊은이들의 패션 감각. 많이 괜찮아졌지만 트렌드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 요즘 젊은 친구들은 굉장히 빠르게 트렌드를 잘 따라간다. 하지만 파격적인 트렌드에 너무 치중하는 것은 우려된다. 이런 트렌드는 아주 빠르게 지나가버린다. 예를 들면 파워숄더 같은 것. 이런 것은 오래 갈 수 없다. 트렌드를 너무 따르기보다 자신의 이미지나 체형을 고려한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룩을 알았으면 좋겠다.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다. 올 봄 대학생들에게 제안하고 싶은 룩.

: 저번 시즌 같은 경우는 경기가 안 좋다보니 파워숄더 같은 극단적인 룩들이 많았다. 사람들이 움츠리기 때문에 어깨를 강조한 룩들이 눈길을 사로잡게 된 것이다. 현재는 지진과 같은 자연 재해가 많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자연을 위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베이지나 핑크 컬러가 감도는 내추럴 컬러의 트렌드가 오고 있다. 크림, 누드 컬러의 내추럴 룩을 추천한다. 디자이너는 경기와, 문화의 흐름을 감안하여 옷을 디자인 한다. 하지만 디자이너는 트렌드를 제시하는 것이지, 트렌드를 만드는 것은 디자이너가 아니라 일반 대중들이다.

앞으로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가?

: 옷 다섯 벌 팔아서 그 돈으로 열 벌 만들고, 이렇게 시작했다. 처음에 시작할 때 힘들었던 점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그냥 이 일을 꾸준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게 가장 큰 포부인 것 같다. 왜냐하면 그렇게 꾸준히 쭉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없다.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RYUL+WAI:와 RYUL+WAI:NEXT DOOR를 만날 수 있는 곳.

: 편집샵 신사동 FLOW, 삼청동 425, 동대문 두타 401by Maison DeCourier, 삼청동 SS k.desiners, 명동 눈 스퀘어 Freezm, 온라인 샵 www.401by.com, www.who-z.com.

미래에 패션계에서 일하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 먼저 뭘 할지 목표를 정해야 한다. 제일 좋은 것은 학생 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캐치 해 내는 것이다. 공부만 하기보다 놀기는 놀되, 그냥 술만 먹고 노는 것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놀아라. 졸업하면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없으니까 일단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고, 다른 것에 미련이 없을 때, 그때 한 우물을 파라. 나 역시도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