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중국 바짝 쫓아오는데, 기업하기 너무 힘든 한국 / 유지수 총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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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이 위기다. 중국의 도전에 쩔쩔매고 있다. 조선은 대형 위기이고, 자동차도 흔들거린다. 중국의 무기는 ‘저가(低價)’다. 그 바탕에는 우리보다 낮은 인건비와 중국공산당의 전폭적 지원이 깔려 있다. 한국은 30대 그룹의 인건비 상승률이 연 7.5%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과 가격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기술과 브랜드경쟁력으로 가격경쟁력의 열세를 만회해야 한다. 그나마 반도체가 선전하고 있지만, 경기가 대박과 쪽박이 반복되는 구조이다. 몇 년 후에는 쪽박의 사이클이 다시 닥친다. 반도체는 인건비 비중이 조선과 자동차보다는 낮고, 아직은 기술력이 중국보다 앞서고 있어서 방어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것도 시간문제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 정책에 따른 천문학적 투자에, 한·중간 반도체 기술격차가 곧 좁혀 질 것이다. 조선과 자동차가 힘들어 진 것도 중국이 기술력 면에서도 바짝 쫓아 왔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도 안이하게 대처한 것만은 아니다. 현대차그룹도 2010년에 중국의 저가 자동차 공세를 예견하고 피터 슈라이어 같은 최고 디자이너를 영입하여 브랜드 제고에 노력을 해왔다. 아우디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브랜드 제고는 수십 년의 축적과 국가 프리미엄이 있어야 가능하다. 보급형이 노력한다고 당장 명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중국 자동차가 이렇게 빨리 기술격차를 좁힐 줄은 아무도 몰랐다. 경악할 일이다. 이것이 중국의 힘이다. 돈의 힘으로 전세계 최고의 인재·기술·기업을 사들이고 있다. 5000만의 인구를 바탕으로 한 한국 기업은 중국과 경쟁하기가 힘에 버겁다. 중국은 모든 시장, 모든 제품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모든 분야에서 기업 경쟁력 향상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한국은 어떤가. 기업에서는 정부와 국회가 안 도와줘도 되니 제발 놔두기만 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한다. 중국과는 반대로 기업 경쟁력을 등한시하는 정책이 너무 많다. 회사가 망하기 직전까지는 정리해고를 할 수 없는 ‘희한한’ 법도 있다. 결국 망하기 전에는 선제 조치를 취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누구를 위한 법인지 모르겠다. 에너지 정책도 아차 실수하면 제조업에는 치명타가 된다. 잘못하면 여수와 순천의 석유화학단지가 무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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