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이번 CES 2018에서 146인치의 초대형 디스플레이인 '더 월(The Wall)'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146인치의 초대형 디스플레이라는 점을 넘어서, 디스플레이의 판도를 바꿀 수 큰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더 월이 디스플레이 미래 측면에서 가지는 의의를 정리해 본다.
마이크로 LED가 보여줄 변화
이 초대형 디스플레이의 특징은 마이크로 LED와 모듈형 디자인이다. 지난 2014년 애플은 마이크로 LED 업체인 럭스뷰 테크놀로지를 인수하여 화제가 된 바 있다. 마이크로 LED는 LED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밝기, 색재현력, 소비전력, 수명 등에서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뛰어난 장점을 가진다.
이런 특성으로 두께가 얇아지고, 밝은 조명 하에서도 선명하게 보이고, 굴곡에 맞추어 자유로운 설계가 가능하며, 투명 디스플레이 구현에도 용이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마이크로LED는 그동안 제조와 양산이 어려운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모듈형 디자인이 가져오는 변화
더 월의 다른 특징은 모듈형 디자인이다. 크기가 정해진 패널로 디스플레이기기를 만드는 기존의 방식 대신, 일정 크기를 갖는 모듈을 타일처럼 붙여서 원하는 크기를 자유자재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마치 레고 블록을 쌓듯이 원하는 크기와 형태의 제품을 구현해 낼 수 있다.
모듈형 디자인은 일정 크기를 갖는 모듈을 생산하고, 그 모듈을 조립하기 때문에 생산 공정의 커다란 변화가 필요하다. 다만, 일정 크기를 갖는 모듈만을 생산하는 점은 장점이 될 수 있다.
두 기술의 조합이 가져올 디스플레이의 변혁
삼성 더 월에 적용된 마이크로 LED와 모듈형 디자인 기술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큰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형태와 크기가 자유로운 디자인이 가능하고, 얇고 가벼운 디스플레이의 구현이 가능하고, 원하는 굴곡을 표현할 수 있는 점은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홈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크기로 얇게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 자율주행 차량을 위한 전면 투명 디스플레이, 헬멧용 증강현실 디스플레이, 건물 외벽용 광고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이 가능하다. 더 나아가, 비전자소재를 사용하던 기존 산업의 제품을 전자소재를 사용하도록 바꿀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량에서 필요로 하는 유리창 대체 디스플레이, 차문을 대체하는 디스플레이, 멀티미디어용 디스플레이, 태양광 발전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응용 제품의 개발이 가능해지게 된다.
CES 2018에서 큰 관심을 받은 삼성 더 월
삼성 측은 더 월을 위한 시연 영상을 두 종류로 준비한 듯 하다. 큰 화면 전체에 보여 주는 영상과 더 월이 주위의 벽과 합쳐지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영상이다. 이 시연 영상에는 영상 내에 TV와 액자가 있고, 그 외의 배경은 벽면을 보여 준다.
벽면을 보여주는 영상이 마치 카멜레온처럼 주위 벽과 조화되면서, 벽에는 작은 TV와 액자만이 남게 된다. 관람객들이 TV영상에 집중하는 동안, 더 월의 전체 영상이 바뀌면서, 다시 화면 전체에 과일이나 다른 영상을 보여 주었다. 영상 내의 작은 TV가 제품인 줄 알았던 관람객들에게 더 월의 크기를 잘 보여주는 시연 영상인 셈이다.
삼성 측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 제품이 상용화되려면 아직 가격, 제조공정 등의 문제가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더 월의 시연은 이미 디스플레이 혁명을 향한 방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CES 2018에서 더 월은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삼성 측은 이 제품을 2019년 중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관련 기술이 가져올 디스플레이의 변화가 기대된다.
정구민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솔루션 전문기업 ㈜네오엠텔의 창업멤버였고, 이후 SK텔레콤에서도 근무하는 등 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국가기술표준원 자동차전기전자및통신전문위원회 위원장, 한국자동차산업협회 IT와 자동차융합연구회 위원장, ㈜유비벨록스 사외이사, 한국멀티미디어학회 부회장, 대한전기학회 정보 및 제어부문회 이사, 한국정보전자통신기술학회 이사를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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