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언론속의 국민
“완전히 다른 전공 융합 수업에서 실용적 사고 나온다”/ 유지수 총장

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국민대 유지수 총장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바뀌기는 쉽지 않다. 헌신적이며 열정적인 20%의 교수가 대학을 바꾼다“고 말했다.


‘도자공예와 응용화학’ ‘법학과 체육학’.

국민대가 전공 간 경계를 허물고 현장 중심 체험을 강화하겠다며 지난해 이후 개설한 교과목들이다. ‘팀팀 클래스’라 불리는 이들 과목은 이질적으로 보이는 두 전공을 묶는다는 데 특징이 있다.
  
국민대 유지수 총장은 지난달 29일 이 대학 총장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를 내는 창의성이 중요하다. 같은 계열의 비슷한 과목을 묶는 것은 융복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대는 1학기엔 연극과 역사학을 융합해 ‘나라를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이란 과목을 열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의 삶을 연구하고 그것을 연극으로 꾸며 무대에 올렸다. 이번 학기엔 행정학, 공업디자인학이 만나는 ‘3D 프린팅과 공공정책 디자인’이란 과목을 선보였다. 다음은 유 총장과의 일문일답.


Q: 전공 간 경계 파괴치고는 매우 이색적이다.

A: “대학마다 융복합을 강조하는 비전을 제시한다. 이를 실현하려면 커리큘럼과 교수법이 바뀌어야 한다. 물론 시작은 쉽지 않았다. 미대생(도예과)과 자연과학대 학생(화학과)이 만나는 수업을 만들자고 할 때도 ‘이게 가능하냐’는 얘기가 나왔다. 이 수업에선 화학 성분의 변화에 따른 도료의 변화를 탐구했다. 화학과는 도예과에 화학을, 미대는 화학과에 도료를 서로 가르쳤다. 놀라운 변화였다.” 
팀팀 클래스는 관련 있는 두 학과의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한다. 학생들은 자기 학과의 전공 학점으로 인정 받을 수 있다.
 


숫자로 본 국민대


Q; 팀팀 클래스에 대한 반응은.

A: “교수들도 ‘해보니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여태 해보지 못한 경험을 했다. 정말 재미있고, 보람이 컸다’고 한다. 교수들도 융합 교육에서 융합 연구의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고 하더라.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 학생들도 서로 다른 지식을 갖고 만나서 수업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게 된다고 한다.” 

 

Q: 전공 간 벽이 높아 융복합이 쉽지 않은데.

A: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교수들로 팀을 짜는 게 중요하다. 대학으로선 이런 교수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 된다. 경영학에선 어느 조직이든 열정적인 20%가 변화를 끌어낸다고 본다. 새로 들어오는 교수들은 의무적으로 팀팀 클래스를 하도록 규정을 고쳤다. 안식년을 쓰려면 팀팀 클래스를 개설해야 한다.” 

 

Q: 대학마다 융복합의 결과물이 비슷하다.

A: “같거나 비슷한 전공 안에서 융복합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런 시도는 20년 전에도 있었다. 회계학을 전공하는 교수 둘이 재무회계, 관리회계를 같이 가르쳤다. 그런 시도는 다 실패했다. 학생과 교수 입장에서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엉뚱한 전공들을 묶어야 제대로 융합이 되고, 거기에서 공동체 정신과 실용적 사고가 나온다.”

 

국민대는 팀팀 클래스 수업 같은 혁신적 시도를 인정 받아 지난달 교육부의 ‘대학혁신지원 시범 운영사업’ 대학으로 선정됐다. 전국에서 11곳이 뽑혔는데, 수도권에선 국민대·성균관·중앙대가 선정됐다.
  
앞서 지난 3월엔 ‘4차 산업혁명 혁신선도대학’에 선정됐다. ‘자율주행차’ 부문 연구·교육 분야에 쓸 수 있는 10억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국민대는 자동차 분야에서 강한 것으로 유명하다. 자동차공학·자동차 IT(정보통신)융합·소프트웨어학과 3개 전공의 교과과정을 통합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 교수만 25명에 이른다.  
  
국민대는 지난해 이후로 ‘4차 산업혁명 페스티벌’도 열고 있다. 지난해엔 국내 대학 중 최초로 자율주행 트램 운행을 캠퍼스에서 선보였다. 국민대가 자체 제작한 자율주행 트램이다.
  
유 총장은 “국민대가 ‘공동체 정신’ ‘실용교육’을 표방해온 것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런 정신을 극대화 하기 위해 국민대 안에선 모든 교수와 학생이 자신의 학습·경험·지식을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Q: 학습 경험을 어떻게 공유하게 되나.

A: “경영학에선 ‘지식 관리’(knowledge management)를 중시한다. 특정 시장을 개척했다고 하면 최초 기안, 상품 기획, 생산, 유통에 이르는 모든 프로세스의 경험을 조직 전체가 공유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때 제대로 도움이 된다. 우리 대학 안에선 교과·비교과를 포함한 모든 활동의 결과물을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수업, 각종 디자인의 결과물은 물론 그런 결과에 이르게 된 과정 전체를 공유한다. 서로가 이것들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자는 취지다. 장기적으론 국내외 타 대학, 관련 기관과의 공동 이용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미 세상은 소프트웨어 분야를 중심으로 소스를 공개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국민대는 공동체 정신을 중시하는 프로젝트를 잇따라 교과목으로 개설하고 있다. 최근 주력하는 시도는 ‘커뮤니티 맵핑(community Mapping)’ 프로젝트다. 지역 이슈 관련 정보를 현장에서 수집하고, 이 정보를 지도에 공유함으로써 지역사회를 개선하는 활동이다. 국민대는 지난해엔 ‘성북구 초등학교 안전지도’를 만들었다. 지난 2월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선 장애인 등 활동에 제약이 있는 이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정보를 담은 앱을 제작했다. 음식점·보건·의료·숙박·문화업소 등 1200건의 정보를 담았다. 이 프로젝트엔 국민대생 100명이 참여했다.

출처: https://news.joins.com/article/22939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