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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진단] 日 보수내각 대응전략 / 이원덕(국제지역학부)교수
[매일경제 2005-11-10 18:08]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지난 10월 31일 개각을 단행했다.
이번 개각에서 단연 관심을 끄는 대목은 아소 다로의 외상 기용과 아베 신조의 관방장관 발탁이다.

아소 외상은 "창씨개명은 조선인이 희망해서 이루어졌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으며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보수 강경파로 알려 진 인물이다.

아베 관방장관 역시 아소 외상 못지않은 보수 강경파로 꼽히는 정치인이다. 그 역시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옹호하고 역사인식 문제에 대해서도 초강경 자세 를 고수하고 있는 우파 성향의 인물이며 한편으로 대북 경제제재를 소리 높여 주장해온 대북 강경론의 대표주자다.

이렇게 보면 고이즈미 신 내각의 외교 라인은 고이즈미-아소-아베로 이어지는 보수 우파 3인방에 의해 장악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매파 정치인의 전진 배치에 대해 한국과 중국 반응이 실망과 염려, 경계 일색 으로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일본 내에서조차 실종 위기에 놓여 있는 아시아 외교를 또다시 외면한 고이즈 미류의 아집 인선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에는 일본 정부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총리, 외상, 관방장관이 나란히 야스쿠니 참배를 강행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현될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제 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문제는 개각에 대해 불쾌감을 전달하고 비판적인 논평만 하고 있을 만큼 우리 상황이 한가하지 않다는 데 있다.

싫든 좋든 일본과의 관계 설정은 우리의 중대 과제이며 대북 정책의 공조, 자 유무역협정(FTA) 체결 문제 등 현안만 보더라도 실효성 있는 대일 정책 수립을 서둘러야 할 때라는 점은 분명하다.

아베와 아소는 내년 가을로 예정되어 있는 자민당 총재선거의 가장 유력한 후 보군 중 두 명이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로 보면 아베 장관은 차기 총리에 가장 근접해 있는 인물이다.

야스쿠니, 역사교과서, 독도, 자위대, 평화헌법 개정 등 굵직한 외교안보 현안 에 대해 일본 정치지도자들이 보이는 최근 행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이들은 상기 문제에 대해 한국을 비롯한 근린 국가들의 기대나 희망에 턱없이 모자란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염려되는 것은 이러한 자세가 우리만의 노력으로 전환되기 어렵다는 사실 이다.

이러한 상황을 놓고 볼 때 우리의 향후 대일 정책은 일본 객관 정세에 대한 세 밀하고도 정확한 파악을 바탕으로 정책 이슈별로 분리 대처를 모색하는 방향에 서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직면할 대일 정책의 주요 이슈와 바람직한 대응 방향을 점검해 보자.

첫째, 역사 마찰 이슈에 관해서는 사안별로 대일 정책 차원에서 단기 처방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국제적 보편 가치에 바탕을 두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학술적인 노력을 통한 해법을 모색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 고 싶다.

야스쿠니, 역사교과서 문제 등은 도쿄재판과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정신을 스스로 부정하는 결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발 국제 문제로 파악되 며 우리 대응도 이러한 인식을 전제로 추구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경제 문화 인적교류의 이슈 영역은 감정 대립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발전 확대시켜야 할 것이다.

잇따른 마찰에도 불구하고 근년 들어 한ㆍ일 인적 교류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 으며 일본 내 한류도 여전히 건재하다.

일본과 FTA 체결을 통한 단일 시장의 창출은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문제가 아 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셋째, 북한 문제를 풀어가는 데 일본과의 협력은 무엇보다도 중대한 고려 사항 이다.

대북 문제 타결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인 고이즈미 총리가 대북 초강경파인 아베 를 관방장관으로 임명한 데는 복선이 깔려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이 수교 후 북한에 제공할 청구권 자금은 북한 경제 재건의 긴요한 재원으로 활용될 것 이다.

이처럼 북한 문제 해결에 일본이 가지고 있는 외교 자원을 고려할 때 일본과 긴밀한 전략 대화는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과제라고 하겠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