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기획특집
[칭찬합시다 #1] 기증 천사, 이의리 학생을 만나다
[칭찬합시다]는 국민대학교 구성원들의 아름다운 선행 그리고 따뜻한 이야기를 릴레이 형식으로 전하는 코너입니다

알고 보면 우리학교에 기증 천사들이 많이 있다. 그 중 조혈모세포 기증자인 이의리(사법학전공 07) 학생을 만나보았다. 이의리 학생은 2012년 3월, 가톨릭대학교 조혈모세포은행에서 조혈모세포를 기증하였다. 조혈모세포란, 골수라는 신체의 큰 뼈 내에 주로 위치하고 있으며 일부는 말초혈액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혈액 내의 다양한 세포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작용을 하는 세포의 기능때문에 최근 조혈모세포 이식이 유전성 대사질환, 선천 면역결핍증 등 다양한 선천 질환에 있어 유일하면서도 가장 우수한 치료 방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조혈모세포의 기증과 그럴 통한 이식은 한 사람의 인생을 되찾아줄 수 있는 소중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처음에 기증 캠페인에 참여하기로 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저는 예전부터 헌혈을 꾸준히 해오고 있었어요. 군 복무 중에 휴가 나올 때마다 헌혈을 했을 정도였어요. 그래서 저는 헌혈 등록 회원으로도 가입이 되어 있어요.(웃음) 그러던 중 꾸준히 헌혈을 한 기록을 유심히 본 헌혈의 집 직원이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해서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등록을 했죠. 아마 그때가 김수환 추기경님이 선종하신 때쯤이어서 인지 기증 운동이 더욱 활발했었던 것 같아요. 가톨릭신자로서 존경하는 분께서 추진하셨던 운동에 참가하게 된다는 뿌듯함도 있었어요. 솔직히 별 생각 없이 사은품 준다는 말에 혹한 것도 있지요. '군인' 가장 배고플 때 아닙니까. (웃음)

유전자가 일치한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심정이 어떠셨나요

처음엔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었어요. 등록 했을 때만 해도 별 느낌이 없었는데 실제로 기증을 할 수 있다니 무언가 찡한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두렵지는 않았습니다. '골수 기증'이라는 말을 들으면 예전의 채취 방법이 떠올라서 인지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저는 이미 조혈모세포기증에 대한 간소한 절차를 소개 받았기에 오히려 덤덤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주변사람들에게 마구 자랑하고 다녔어요.(웃음)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자신의 피를 뽑아 나눠주는 나는야 날개 없는 천사다." 라면서요. 하도 자랑하고 다녀서인지 간혹 뭐라 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대부분 칭찬해주세요. 이상하게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되게 좋아지더라고요.(웃음) 하지만 어머니는 좀 다르셨어요. 은근히 내키지 않아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지금까지 익히 들어왔던 골수 기증의 이미지가 강하기도 하고 자신의 아들이기에 무슨 문제가 생길까 걱정도 많이 되셨을 거예요. 그래도 어머니께서는 조혈모세포 기증에 관한 설명을 자세히 들으시곤 제 뜻에 선뜻 동의해 주셨습니다.

사실 조혈모세포는 생소합니다. 조혈모세포는 신체의 어떤 부분이고 환자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나요

조혈모세포가 신체의 어느 부분인지 자세히는 몰라요. 쉽게 말하자면 골수기증이죠. 골수를 채취하는 이유로는 골수 속에 조혈모세포가 가장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골수를 채취하는 방법이 가장 확실한 방법일 텐데 그 방법이 전신마취를 필요로 할 정도로 워낙 까다롭기 때문에 근래에 들어서는 조혈모세포를 채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환자를 치료하는데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은 바로 조혈모세포이기 때문이지요. 채취 방법으로는 채취일 5일 전부터 세포촉진제를 맞아 골수 속에 있는 조혈모세포가 혈중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합니다. 그래서 성분 헌혈의 방식으로 혈중 조혈모세포를 걸러내는 것이죠. '골수기증'이지만 '골수'자체를 기증하는 것은 아닌 간단한 기증이에요. 환자에게는 정말 필요한 부분이구요.

기증하는 날의 하루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조직의 적합성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2번의 검사를 받게 됩니다. 처음은 등록할 때, (저는 헌혈의 집에서 했죠) 그리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와 유전자가 일치하게 된다면 2차로 한 번 더 검사를 받게 되요. 처음 검사상의 적합성 확률이 굉장히 귀하기 때문에 2차에서는 그렇게 확률이 떨어지지 않고 거의 반반이라고 해요. 그래서 당연히 적합성에 부합해서 기증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습니다. 마침 기대했던 대로 2차에서도 일치한다고 연락을 받았고요. 그 이후로 각종 검사를 또 받았어요. 혹시나 저에게 병이 있다면 기증을 할 수 없을 테니까요. 좀 번거로웠지만 이 기회에 건강검진 제대로 받아본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습니다.(웃음) 간 기능에서 약간 의심스러운 수치가 나와서, 2차 3차로 다시 검사받았죠. 그러한 문제 때문에 기증하는데 이상이 있을까봐 노심초사했었어요. 그래서 그 방면으로 가장 저명하다는 내과전문 교수님께 자문을 받기도 했고요. 결국 결론은 큰 무리 없고 제 건강에도 영향이 없다는 소견을 주셨지요. 그제야 기증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습니다.

기증 절차 중에 가장 힘들었던 부분을 뽑으라면

기증, 솔직히 '전혀' 힘들지 않아요. 그저 주사바늘 2개 꽂고 네다섯 시간 동안 성분 헌혈을 하는 것일 뿐입니다. 평상시에 헌혈을 해 본 사람이라면 매우 간단하게 느끼실 꺼예요. 그 중 힘들었던 부분은 굳이 찾자면 채취 중간에 소변이 굉장히 마려웠는데 그걸 참아야 했던 부분입니다.(웃음) 간호사에게 말했더니 누워있는 상태에서 도와주겠다고 하던데 민망해서 할 수 없이 참았죠.(웃음) 진땀이 나더라고요.

또 기증 과정 중에 가장 힘든 것을 뽑으라면 기증 전에 맞는 주사 정도 입니다. 조혈모세포를 혈중으로 나오게 하는 세포촉진제인데요. 아무래도 조혈모세포가 뼈 속에서 나오는 것이다 보니 뼈 마디가 조금 쑤시긴 했습니다. 사람에 따라 통증의 강도가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해 주더라고요. 심하면 진통제를 먹기도 한다고 하기에 걱정을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전혀 무리 없는 통증이었습니다. 한창 키 크던 어릴 적의 성장 통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다시 한 번 기증의 기회가 찾아온다면 하실 생각이 있나요

또 기증할 기회가 생긴다면 당연히 할 겁니다. 굉장히 귀한 경험인데 두 번이나 해본다면 더 귀한 경험이지 않을까요. 혹시나 다시 한 번 기증 할 수 있나해서 물어봤더니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꼭 다른 환자가 아니더라도 제 조혈모세포를 기증 받고도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간단하게 한 번 더 채취를 할 수도 있다는데 그러한 경우가 생긴다면 그때는 처음과 달리 굉장히 간단한 채취로 끝난다고 합니다. 이번에 조혈모세포 기증을 하면서 기증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게 되어서 장기기증캠페인에도 동참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환자에게 '건강함'을 선물해 준 모습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기증 또는 헌혈을 고민 중인 국민인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해보지 않았다면 일단 해보세요. 겁쟁이가 될 바엔 천사가 되세요.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것은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의무를 소홀히 하지 마세요. 또한 사람 앞 길은 몰라요. 언제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상황이 생길지 모르며, 그때 당신이 쌓은 덕이 있다면 도움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아름다운 선행이 가져다 주는 희열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 내내 이의리 학생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 같았다. 아마 작은 행동과 실천이 가져다준 희열이란 열매가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뀌어 그의 삶을 그렇게 바꿔 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기사가 그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희망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촉매제 역할을 했으면하고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