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언론속의 국민
<친구> <말아톤> 제작자 / 시네라인2 대표 석명홍(동문 시각디자인)
"수십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영화 꿈꿔요"
시네라인 2 석명홍 사장
2001년 제작 '친구' 대박 이어 '말아톤'도 관객 400만명 훌쩍 승승장구

영화사 시네라인2의 석명홍(47·사진) 사장은 충무로에서 '운 좋은 사람'으로 통한다. 그도 그럴 것이 석 사장이 제작한 영화 두편이 모두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곽경택 감독을 영입해 제작한 '친구'가 관객 820만명을 동원,당시 한국영화 최고흥행기록을 작성한 데 이어 4년 만에 내놓은 '말아톤'이 관객 400만명을 넘어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 첫 작품의 흥행성공을 우연이라고 말했던 충무로 사람들로 이젠 '신의 손'이라며 그의 탁월한 제작능력을 인정한다.

국민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그가 충무로로 뛰어든 때는 1985년. 대기업 광고회사의 유혹을 마다하고 그는 "도전해 볼 만한 곳"이라며 스스로 충무로행을 선택했다. 이 때부터 영화 포스터와 카피에 매달렸다. 숱한 영화가 그의 손을 거쳐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충무로 생활 15년째인 99년,그는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던 곽 감독의 '친구'와 우연히 마주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이전에 곽 감독을 전혀 몰랐죠. 그의 전작인 '닥터 K''억수탕'을 보았는데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죠. '친구'의 시나리오가 무척 가슴에 와 닿아 제작을 결심했던 것이죠."

두편을 만들었지만 그의 기획력은 남다르다. "흥행은 결코 영화의 질을 배신하지 않아요. 시나리오 역시 기획을 배신하지 않죠. 충무로 사람들은 운을 중시하는데 기획에서 흥행까지 결코 우연하게 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그에게도 아픔은 있다. 시나리오 작업에만 2년 6개월의 공을 들인 '청연'을 촬영하던 도중,제작비 초과로 얼마 전 투자사에게 판권을 넘겨줬기 때문이다.

세편의 작품을 통해 그의 영화철학이 살짝 드러나 보인다. 세대폭이 넓고 실화를 다뤘으며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스크린에 녹인 것. "엽기 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 '겨울연가'가 성공한 이유는 순수를 그리워했기 때문이죠. 우리도 말초적 자극에 식상해진 관객들이 많아졌고 관객들이 누리고 싶은 것은 결국 휴머니즘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극장 입장료 인상'과 '5 대 5로 배급비율 조정' 등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 쓴소리도 아낌없이 던진 그는 "앞서 제작했던 작품처럼 10,20년이 지나도 기억에 남을 만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호일기자 to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