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김대환] 나눔의 행복 / (음악학부)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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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이 전화를 하셨다. 백화점에서 가수들이 출연하는 자선 디너쇼를 주최하는데 저녁 한끼 때우는 셈치고 무조건 오라는 것이었다. 막상 가족과 도착해보니 어린이 자선 후원단체의 행사장이었다. 디너쇼라기보다는 후원을 약정하는 행사였는데 한쪽에 간단한 샌드위치 김밥 등이 있었고 연예인들도 있었으니 아주 틀린 말씀은 아니었다. 행사에서 해외의 낙후된 지역 아이들의 참상을 들려줄 때는 상상하기 어려운 현실에 목이 메였다. 철없는 우리 딸은 오랜만에 엄마 아빠와 외출해서 신이 났는지 그 어린이들의 사진을 보며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지우야, 너랑 동갑인 일곱 살의 그 친구들은 물 한 병 값을 벌기 위해 등이 까지도록 나뭇짐을 언덕 아래로 나른대." 사고 싶은 장난감을 못 사는 정도의 슬픔밖에 모르는 딸이지만 뭔가 깨달은 듯 친구들을 많이 도와주라고 했다. 행사가 끝날 무렵 공동 주최를 한 형님이 근사한 디너쇼라 포장해서 많은 지인들을 초대한 것에 사과했다. 당신도 작년에 우연히 행사에 참여했다가 느낀 바가 커 어떻게 해서든 그 마음을 다른 사람과 나누려 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일단 한번 와보시라니까요' 작전이었던 것 같은데 결론은 참석자 대부분을 참여하게 만든 대성공이었다. 몇해 전, 정경화씨의 경암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정경화 챔버 단원들과 부산에 간 적이 있다. 시상식에서 경암 송금조 선생님이 근검절약을 하며 평생을 모은 돈 300억원을 부산대에 기부하고 다시 1000억원의 사재를 털어 문화재단을 만들었다는 것을 듣고는 다들 놀랐다. 엄청난 액수를 들으니 솔직히 남의 돈이지만 아깝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일단 그렇게 부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과연 그렇게 부자면 그런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그 분을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되었다. 아마도 그 분은 나눔의 기쁨을 제대로 아는 분이리라. 사실, 요즈음 신문을 보면 외면하고 싶을 정도의 충격적인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지만 반대로 사회 각 계층의 다양한 선행에 대한 기사들도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남을 돌아볼 여유가 생긴 것도 한 이유겠지만 나눔의 행복을 느낀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또 그 기쁨을 나누고자 더 노력하기 때문이 아닐까. |